오페라「안중근」은 안중근(도마) 의사가 재판관 앞에서 당당한 거사이유와 결행의 근간이 되는 동양평화사상을 골자로 하는 최후의 아리아(Aria)가 울려퍼지는 막을 내렸다.
고인의 숭고한 삶과 신앙세계 그리고 만주벌판을 달렸던 기상이 살아있는 음률에 실려 객석의 청중들 가슴 가슴속으로 저미어 오는 순간이었다.
MBC와 고려오페라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공연은 그동안 언론과 많은 시민들에게 비상한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광복50주년과 안의사 서거85주년이 되는 올해 광복과 민족통일과 관련된 마땅한 공연이 없던 차에 오페라「안중근」은 문화적 사건이 되기에 충분했다.
또한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 평가하고 이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기에 매우 인색해왔던 한국의 음악계가 이 오페라에 대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오페라는 그동안 안중근 의사의 걸출한 생애와 극적인 사건 전개 등 연극과 판소리, 학술토론회와 출판물 등으로 다양하게 소개되었지만 이를 종합한 오페라로는 국내 처음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중국인 왕흥빈 극본에 류진구 작곡의 오페라「안중근」은 한 인간의 애국애족 정신과 시대적 상황에 도전하여 이를 극복해 가는 고뇌에 찬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중국인이 안중근의사를 우리보다 더 숭배하고있다는 사실을 반성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에는 중국 흑룡강성 성장(省長)과 하얼빈 시장 등 중국측 관계인사들도 참석해 한중문화교류 차원의 실질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등 시대 상황에서 역사를 공유하고 고난을 이겨낸 중국과 함께 교훈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었다.
오페라「안중근」의 한국공연은 현정부가 상해임시정부의 정신적 법통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임정 요인이나 독립지사들의 유해를 봉환해 오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안의사는 묘소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역사적인 현장(하얼빈)에서 위대한 넋이라도 조국에 전할수 있었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우리민족과 교회의 위대한 인물 안중근에 대한 문화적인 접근이 우리보다 중국인들에 의해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깊이 반성케 하는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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