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그림 그리는 일은 밥먹는것과 같습니다. 작품활동과 결혼생활을 병행하면서 다소 힘이든 점은 있었지만 그림을 포기하고픈 생각은 없었습니다」
좁은 캔버스를 탈피, 사용할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작품활동에 활용할수 있다는 점에서 설치미술과 인연을 갖게 됐다는 양주혜씨(소화데레사ㆍ41ㆍ서울 신당동본당)
양씨는 그러한 강한 예술혼 때문인지 고3학부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활기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91년 문화부가 기획한「우정의 문화열차」설치작업, 92년 프랑스문화원 설치전, 94년 용인 자연농원 장미공원 울타리설치 작업 등과 함께 프랑스 파리 르롱드 드 라르 화랑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지속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양씨는 최근 Edition API 초대작가로 서울판화미술제에 참가했다.
그의 작품들은 독특한 점획으로 구성되는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작품을 하는 동안 글을 쓰듯이 점을 찍는다」고 말한 그는 그것은 곧 시간이 중첩돼 공간화되는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그런면에서 자신의 일은「시간세계 작업」이라 얘기하고프다고 전했다.
고3인 큰딸 외에 중2 중1 딸 아들을 두고 있는 양씨는 작품활동과 결혼생활을 병행하는 동안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려준다. 그 경제적인 문제는 가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비용을 버는것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도 제작비를 써야하고 그것을 가족들에게 환원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어려움이었다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데 있어 무엇을 특별히 강요하거나 요구 하지 않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도록 지켜보았다는 양씨, 일의 성격상 시간과 공간을 가족과 함께 할수 없는 경우가 많았던 까닭에 아이들을 외롭게 만들었을수도 있었을것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그러나「일」을 한다는 큰 원칙아래서 남편과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일을 이해해주는 편이었다고.
시인이자 고려대 불문과 교수인 김화영씨가 남편인 그는 한국교회 평신도 원로인 고 양한모 선생과 원로작가 홍윤숙 여사 사이의 막내딸이기도 하다.
색안료를 통해 빛을 시각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양씨는 이를 영상매체와 연결시켜 작품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즉 점획의 구성을 색채가 아닌 빛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올9월 열리는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에서 양씨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시도해 볼 계획이다.
기회가 낳는대로 교회건물의 색유리작업 벽화작업 등도 해보고 싶다는 양씨는 자신에게 있어 신앙은 절망을 일으켜 세워주고 삶에 대한 신비를 일깨워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그는 후배여성들에게「늘 살아있는것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생활할것」을 당부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때「일과 생활 모든것이 적극적이고 생동감 넘칠수 있을것」이라는 의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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