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그 말씀을 뒷받침하는 행적을 믿지 않고 그 분의 진리를 거부하였다. 그것은 이미 예수를 핍박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을 박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버지께 청하여 너희를 도와 줄 협조자 즉 아버지의 성령을 보내 주겠다. 그분은 진리의 성령으로서 그분이 오시면 나에 대하여 증언할 것이다』
세상의 예수 이름 때문에 제자들을 박해하겠지만 성령께서는 바로 예수의 이름으로 제자들에게 힘을 주실것이다. 그러니 제자들은 그저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들안에 사시는 성령의 영동(靈動)을 받아 세상에 대고 예수의 이름을 크게 외칠 것이다.
세상은 예수의 이름을 말살하려고 그들을 회당에서 내쫓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겠지만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예수의 말씀과 얼이 자기들안에 살아 계심을 확신하면서 세상과 싸울 것이다.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왕들에게 끌려가 재판을 받으며 그들과 이방인들 앞에서 나를 증언하게 될 것이나 잡혀 갔을 때에 무슨 말을 할까하고 미리 걱정하지 말라. 때가 오면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실 것이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다』(마태 10, 18~20=대목 196).
원수들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따르는 사람들을 박해하고 죽이면서 (스테파노의 죽음, 사도 7, 58~60: 요한의 동기 야고보의 순교, 사도 12, 2~3: 그 밖의 초대교회의 박해를 겨냥한 듯) 그 행동이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진작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 쪽은 예수의 십자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죽임을 당하는 쪽이다. 그들은 순교의 영광을 하느님께 바친것이다.
이렇게 제자들은 관헌에 잡혀가는 것도 예수의 이름으로 잡혀가고, 법정에서 말할 때도 예수의 입과 지혜가 되어 (루가 21, 15) 예수의 이름으로 변론하고 죽는 것도 예수의 이름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게 된다.
이것이 증언하는 성령의 역할이다. 『성령께서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일러 주실 것이며』(루가 12, 12)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요한 14, 26).
그러므로 성령의 증언과 제자들의 증언은 다른 증언이 아니고 같은 하나의 증언이다. 제자들은 처음부터 예수와 같이 살면서 보고 듣고 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는 것이고 그 진실성을 납득시키는 힘은 진리의 성령이시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들이며,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 증인입니다』(사도 5, 32).
그런데 성령은 그들이 보지도 믿지도 않기 때문에 그들은 오로지 제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수께 대한 증언을 들었고 그 증언은 지혜와 성령을 받고 한 증언이었기 때문에 당해 낼 수가 없었다(사도 6, 10).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대목을 주석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성령과 너는 한 입으로 말한다. 성령은 에 마음안에서, 너는 목소리로, 성령은 영감(靈感)을 주고 너는 말로 말한다』.
제자들의 증언은 성령의 증언이며, 성령의 증언은 예수께서 당신 자신에 대한 증언이며(요한 8, 18) 그 증언은 예수를 보낸 분이 예수께 대하여 직접 증언하시는 것이다.
그러니 제자들의 사명은 예수께 대한 증언을 온 세상에 널리 들려주는 일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성령을 받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것은 모두 되 새기게 할것이다』(요한 14, 26)라고 한 말씀에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제자들 앞에는 인력으로 견디기 힘든 시련이 바로 이 순간부터 닥쳐 올 것이다. 예수를 따르면 언젠가 메시아가 주는 축복을 기대하였고, 주님은 결국 그들이 보는 앞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던 터라 예수께서 힘없이 세상권력에 무너지고 극형을 받는 것을 보게 될것이며, 주님과 작별한 후에도 예수의 이름 때문에 모진 박해를 받게 되면 혹시라도 무력감에 빠져 넘어지고 말지도 모른다.
이 일을 걱정한 듯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박해중에 힘이 될 성령을 약속하셨다.
그들이 제자들을 박해하는 것은 아버지도 모르고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알고 모르는 것, 이제 죽고 사는 문제가 되었다.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세상의 미움을 받으면 그것은 제자들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는 증거이며(요한15, 19) 제자들은 예수의 확약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 나갈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