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길을 가다가 잘 아는 분에게 이름을 불리운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반갑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사가 제정한 공초문학상 제3회 수상자로 선정돼 6월 3일 프레스센터에서 시상식을 가진 홍윤숙(데레사ㆍ70) 시인은 칠십 나이에 받은 이 상에 「위로를 받은 느낌」이라고도 말한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혈기는 나이먹어가면서 조금씩 스러져가고 지난날에 대한 회한이 글 속에 담기게 된다고 문단의 원로 홍시인은 말한다.
이번 수상작인 「낙법-놀이33」을 포함해 놀이 연작시 65편 등 모두 78편을 수록, 지난해에 발간했던 시집 「낙법놀이」는 회한, 그리고 「낙화」의 아찔함과 싸워온 시인의 흔적이 담겨있다.
지난 47년 등단해 50여년의 세월을 시심(詩心)에 기대어 살아온 시인에게 문학은 「오늘까지 생을 영위해준 동력」이다. 시인이기 때문에, 문학에 기대어 살아왔기 때문에 이만큼 설 수 있었다고 시인은 말한다.
시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에서만큼은 「정답」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시인이니만큼 그는 젊은 작가들에게도 「시인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요청한다.
『지금은 하루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나옵니다. 그중에서 옥석(玉石)은 시간이 구별해주겠지만 우선은 시인 자신이 자기 시에 대해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눈도 좋은 작품이 쓰여지는데 중요하지요』
1백3위의 성인, 2백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가 아직 이렇다할 가톨릭문학이 정립돼있지 않다는것에 문인의 한사람으로 홍시인은 「부끄럽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는 교회 안에서도 『가톨리시즘에 바탕을 둔 문학작품의 창작과 문인의 양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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