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뉴스의 일기예보 시간에는 항상 한반도가 일본 지도옆에 함께 등장한다. TV의 한 화면에 들어갈 만큼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이고 피부도, 눈빛도, 키도 비슷하다. 하지만 두 나라의 문화적 이해도가 지리적 거리만큼 가깝지 않다.
소설가 한수산(요한 크리소스토모ㆍ50)씨의 한일문화비교론「벚꽃도 사쿠라도 봄이면 핀다」(고려원 발행)는 흔히 역사에 근거한 선입견과 편견에 가려있기 쉬운 한ㆍ일문화의 참모습을 들여다보기 위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한씨에 따르면 일본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세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역사적 사실과 국수주의적 신념에 근거한 「무조건 싫다」는 태도. 두번째는 열등감을 바탕에 둔「배우자」, 「이기자」식의 구호, 그리고 세번째는 짧은 경험을 토대로 한 극히 개인적인 의견의 형태이다.
그는 이런 세가지 오류를 극복하자고자 한다. 「가능한한 일본인 스스로가 자신들의 원형이 담겨있다고 말하는 것들을 통해 일본을 보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손에 잡한 것이 일본의 다도나 연극, 가부키, 그리고 정원 같은 것이었지요」
「찬밥문화, 국물문화」, 「천황의 배꼽」「한국과 일본 맑고 때때로 흐림」등 모두 3개장으로 나눠 33개 주제를 다룬 이 책에서 저자는 작가가 지닌 정밀한 눈으로 일본 문화의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그 형태와 의미를 관찰하고 그것이 한국의 문화와 얼마나 닮았는지, 또는 차이를 나타내는지 비교하고 있다. 구체적인 일상의 문화적습관, 관습은 그 자체로 「그 땅에서, 그 자연 안에서 수천년 살아오면서 각자가 만들어낸 삶의 방식일 뿐 거기에 어떤 우열이 존재할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은 김치, 김치는 맵다」는 고정관념이 일본인에게는 보편화 돼있고 반대로 한국인은 「일본 음식은 달다」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또 한국사람에게 밥을 들고 먹는것은 「거지」의 짓거리이고 반면에 일본에서 밥을 놓고 먹으면 「개냐, 놓고 먹게. 제대로 들고 먹어라」하는 호통을 듣는다.
저자는 결국 옷이나 음식, 춤 같은 문화적 산물은 우열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제시한다. 따라서 「문화는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며 「정치 혹은 경제적 문제와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원래 이글들은 일본의 종합월간지「산사라」(덕간서점(德間書店))에 1993년 1월부터 20회에 걸쳐 일본인에게 읽히기 위해 씌어졌던 글이다. 그 연재원고를 바탕으로 일부를 수정, 보완해 한일양국에서 동시에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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