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안녕하세요. 올해 52세인 여성신자입니다.
24세 때에 성당에서 혼인을 하였습니다. 28년 동안 결혼생활을 해왔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얼마 전에 이혼을 하였습니다. 물론 가톨릭 신자로서 이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혼한 것이 참으로 경솔한 짓이었구나 하고 반성도 해보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처지입니다.
다만 앞으로 신앙생활은 계속하고 싶습니다. 신앙생활은 꾸준히 하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지요?
대답입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28년간의 혼인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이유가 개인적으로 있으시겠지만, 이혼 후에 후회하시는 것을 보니 더욱 안타깝네요. 그렇게 오랫동안 사셨는데, 참고 이해하고 지내시지… 이미 다시는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너셨군요.
교회법전 안에서 ‘이혼’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법전 안에는 ‘혼인무효’, ‘혼인 유대의 해소’라는 용어가 존재합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 가톨릭교회에서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창세기에 보면, 남자는 부모를 떠나 여자와 둘이 한 몸이 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나아가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바로 혼인의 불가해소성에 대한 가르침이지요. 한 번 부부는 영원한 부부라는 것입니다.
만일 자매님처럼 가톨릭 신자가 민법상 이혼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직도 둘은 부부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혼인 유대가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처지에서 자매님이 신앙생활을 하시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지 재혼을 하신다면 교회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셔서 첫 번째 혼인에 대한 무효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혼인무효판결이란 당사자와 증인들의 진술을 듣고 조사 후에, 둘 사이에 혼인 유대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음을 판결하는 것입니다.
자매님,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신앙생활을 통해서 현실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신동철 신부는 안동교구 소속으로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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