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나고 경쾌한 음악 안에 나를 파괴함으로써 복수를 실현한다는 자살코드를 심어놓은 문화상품이 ‘go away’이다.
음악은 흥겹지만, 복수와 자살을 미화하는 뮤비의 영상들은 악마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다. 폭력적 절교선언을 당한 ‘씨엘’이 자살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2NE1’의 나머지 세 멤버는 ‘씨엘’의 자기파괴를 노래와 행동으로 부추기기 때문이다.
운전할 때 옆좌석에 앉아서 씨엘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를 하고, 비가 오니 우산도 받쳐준다. 술을 마실 때도 옆에 앉아 있다. 전 남자 친구에게 수차례 뺨을 강타당하고 쓰러진 ‘씨엘’을 일으켜준 것도 그 셋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씨엘’이 이들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살로써의 복수가 실현되는 경주가 시작되자, ‘2NE1’ 4명은 이전의 컬러풀한 옷을 검정 가죽옷으로 갈아입고, 이전보다 과도한 몸동작으로 신 나게 노래를 부른다. 또 트랙 위에 네 명이 나란히 서 있는데, 질주하는 자동차가 그냥 통과하기까지 한다.
‘널 후회하게 만들어 줄게. 슬픔은 지금뿐이야 boy’가 끝나자마자, 사고가 이어진다. 전 남자 친구가 차를 들이받고 ‘씨엘’의 검은 차만 폭발한다.
네 명은 사고현장에서 곧바로 뒤돌아서 흐뭇하고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온다. 어깨를 두드리며 잘했다는 듯 격려한다. ‘씨엘’은 죽고 나서야 비로소 세 존재를 인식하고 서로 소통한다. 이 셋은 자기파괴를 유도한 영적 존재들이었던 셈이다.
뮤비 곳곳에 정교하게 사용된 죽음의 이미지와 자살을 유도하는 경쾌한 음악이, 신 나고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태도와 맞물려 청소년들에게 대량 소비되고 있다.
생(生)을 경시하는 백해무익한 내용이 예술로 포장되어 숭배받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탓들만 하지, 이들 무의식에 어떤 메시지가 각인되는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방관자들의 세상이다. 외부로부터의 선한 자극이 있어야 내적 선성도 계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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