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재임 중 돌연한 병환으로 사목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던 전 주임신부를 위해, 그 마지막 사목지 본당 신자들이 고희(古稀) 축하 자리를 마련하는 훈훈함의 시간이 있었다.
서울 세종로본당(주임 구본영 신부)은 8월 24일 오전 11시 대성전에서 10대 주임(1994.12~1996.12)을 지냈던 김정홍 신부의 고희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김 신부의 서품 동기인 김운회 주교(춘천교구장)를 비롯, 동료 후배 사제들과 수도자, 본당 신자 등 4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된 이날 미사는 본당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전임 사제에 대한 신자들의 감사함과 그러한 신자들의 정성에 고마움을 표하는 김 신부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진 ‘감사’의 잔치였다.
김정홍 신부는 세종로본당 재임 당시 본당 설립 50주년 준비 등으로 열정적 사목을 펼치던 와중에 뇌종양 수술을 받게 되면서 세종로본당을 떠나 원로사목자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도 요양 중인 상태로 말과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기념미사 축하식 축하연으로 이어진 이날 행사에서 김정홍 신부는 축하식을 통해 어눌한 발음이지만 고희 기념미사를 마련한 세종로본당 주임 구본영 신부를 비롯한 참석 사제들과 은인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요양 중에도 관심과 지원을 쏟았던 여사울성지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았다.
김 신부는 “병상 중에 있었지만 마지막 사목지인 세종로본당을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어 늘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었던 터에 염치불구하고 본당 측에 부탁, 칠순 축하미사를 봉헌하게 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거듭 밝히면서 “어느 때까지 병상 생활이 이어질 지 모르지만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신자들은 ‘사제를 위한 기도’, ‘미사·영성체’ 등 기도를 담은 영적 선물을 전달했다. 이어 김 신부 재임 당시 연령회장 등을 맡았던 최경(파스칼)씨는 축사를 통해 “불편한 몸으로 계시지만 이렇게 신자들과 함께 고희 기념미사를 봉헌하게 된 것이 기쁘고 앞으로도 건강이 회복 되실 수 있도록 전 교우가 기도를 모을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김운회 주교는 이에 앞서 강론을 통해 “오늘 이 자리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가 극심한 요즘 사회 분위기 안에서 서로를 고마워해주고 걱정해주고 기도해주는, 함께 가는 삶을 보여주었다”면서 “이런 삶이 계속 우리 안에 이루어지기를, 또 함께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모습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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