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지적장애인들에게 기꺼이 ‘엄마’가 돼주기를 자청한 이들이 있어 화제다.
소금창고패밀리(창고지기 이주희, 김경순)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은혜로운집(원장 김한식 수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40대 무연고 지적장애인들과 가족결연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60대 ‘엄마’들의 모임이다. 지난 2010년 12월 성탄절을 맞아 처음으로 박성배(요셉·41)씨와 공식적인 가족결연 이후 지금까지 총 네 가족이 탄생했다. 엄마들은 매달 한 번씩 은혜로운집을 찾아 아들과 만난다. 맛있는 음식을 손수 준비해 가기도 하고 소풍을 떠나기도 한다.
지난 8월 23일 소금창고패밀리의 나들이 현장에 따라나섰다. 60대 엄마의 손을 꼭 잡은 40대 아들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돈가스. 엄마 김경순(마리아 막달레나·61)씨는 급하게 돈가스를 먹는 성배씨가 못내 걱정스럽다. 김씨는 “이들의 나이는 40대이지만 지적능력은 5-7세 수준으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사가 끝나자 목이 멜 법도 한데 물을 따라 엄마에게 먼저 건넨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식사 후에는 잠깐의 휴식시간을 이용해 노래자랑이 열렸다. 먼저 김태영(요한·42)씨가 그동안 갈고닦은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멋들어지게 불렀다. 태영씨는 올해 3월 엄마 조윤경(헬레나·57)씨와 가족결연을 했다. 조씨는 “우리 아들이 제일 훈남”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엄마의 칭찬에 부끄러운 듯 태영씨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웃는다. 이에 질세라 성배씨가 엄마와 함께 애창곡 ‘만남’을 불렀다. 엄마들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세 번째로 결연을 한 이애숙(크리스티나·61)씨의 아들 신구(다니엘·42)씨는 엄마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고 했다. 그에게 기도 지향을 묻자 “오래 살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큰소리로 “아멘!”이라고 외쳤다. 이미 그에게 엄마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이씨는 “오히려 아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다”며 “우리 아들은 하느님이 제게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소금창고 창고지기이자 이들의 공동 아버지 이주희(후안 디에고·61)씨는 “앞으로 가족결연이 더욱 활발해져 ‘엄마’가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의 손길이 닿길 바란다”면서 “도중에 그만두면 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만큼 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책임감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금창고패밀리 http://cafe.daum.net/mm7004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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