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동서와 수다처럼 시작하는 전화통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맺힌 응어리들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아들에 대한 처절한 그리움으로 외적 생활뿐 아니라 온 마음이 일그러진 한 어머니가 주인공이다. 이 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간병하는 동창생의 모습을 보자, 그가 아들을 가진 것에 질투하고 자신의 아들을 잃은 고통에 통곡한다.
한국 문학의 거목 고(故) 박완서(정혜 엘리사벳)씨가 남긴 이야기를 관록의 연극배우 손숙(헬레나)씨의 연기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의 막이 올랐다. 박완서씨의 선종 1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며 기획된 연극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손숙씨는 이 연극무대를 모노드라마로 꾸민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1988년, 남편과 아들을 연이어 잃은 박씨가 자전적 경험에 허구를 더해 쓴 소설로, 한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을 통해 겪는 가치관의 변화와 그 속에 내재된 인간 내면의 모습들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표현하는 가운데, 1970~80년대 중산층과 여성, 가정사를 비롯해 혼란스러웠던 한국 정치사회상도 자연스럽게 녹여낸 시대적 작품으로 꼽힌다.
손씨는 주인공이 겪는 절대의 상실감과 슬픔을, 절대자 앞에 겸허하게 설 때만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그 마음을 깊은 울림으로 전달해 호평받고 있다.
이 연극은 1994년 처음 무대에 올려졌을 때, 매회 매진과 앙코르가 이어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9월 2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티켓은 전석 4만 원이며, 매주 화·수요일 오후 2시에는 주부를 위한 전석 3만 원 특별공연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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