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당신이 떠나가신 다음 제자들을 무의무탁으로 남겨두지 않고 당신과 일심동체의 성령을 보내 주실 것을 약속하신다. 지금까지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약속의 성령이 오시면 제자들을 수호할 네 가지 직능을 가르쳐 주셨다.
첫째는 진리의 성령으로 언제나 제자들과 함께 머물 것이며(요한 14,16~17) 둘째는 예수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가르쳐 줄 것이며(요한 14,25~26) 셋째는 진리의 성령으로서 예수의 일을 증언할 것이며 (요한15,26) 넷째는 세상의 잘못을 바로 잡아 주실 것이다(요한 16,8).
오늘은 그 다섯 번째 직능에 대하여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제자들의 안내자이신 성령이다. 그 분은 제자들을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해 주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성령으로 오셔서 제자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시면서 예수께서는「나는 아직도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너희가 떠맡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아직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으신 것이 있다는 말씀이 아니다. 조금 전에「나는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 너희에게 모두 다 알려주었다」라고 말씀하셨다(요한 15,15).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알려 주어야 할 교리는 모두 가르치셨으니 아직도 할 말이 많다고 하신 것은 제자들이 예수께서 떠나 가신 다음에 온갖 박해를 받으면서 예수의 가르침을 모든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때와 장소에 맞게 적응하며 하느님 나라를 이끌어 나아가는 일이다.
그 일은 실제로 사도들과 그 협력자들이 그대로 실행했지만 주님의 수난을 눈앞에 둔 지금은 그런 말씀을 해도 알아 듣지도 못하고 그 일을 떠맡을 능력도 없다. 그러나 그 때에 가서는 제자들이 진리의 성령을 받을 것이며 그 분이 오시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
그렇지만 성령의 가르침은 예수께서 가르치신 것 외의 또 다른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예수께서 가르치신 것을 제자들이 사람들에게 가르치도록 도와 주실 것이며 격려하여 주실 것이다. 그분은 예수께서 가르치신 길로 제자들을 이끄시는 인도자 역할을 하실 것이다. 그래서「그 분은 나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여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뿐 아니라 그 분은 앞으로 다가올 일들도 알려 주실 것이다. 앞으로 다가 올 일들은 예수께서 떠나 가신 다음 제자들이 예수께서 이룩하신 구세사업을 떠맡고 세상 마칠 때까지 하느님 나라를 이끌고 갈 일들을 말한다.
이 일에는 이제부터 성령의 영도(靈導)하심과 도움을 받게 될 것이고 제자들은 그 심부름꾼이 될 것이다. 이 일들은 이미 구약성서에서 예언되어 있었다. 「당신은 나의 하느님이 시오니 당신 뜻대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그 착하신 영기로 나를 인도하소서. 한 길을 가도록 인도하소서」(시편 143,10:25,4~5:이사 63,14).
태초에 하느님 아버지께서 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 하실 때에 그 분의 영기가 빙빙 돌면서 만물에 생기를 주셨고 하느님 아들은 인간이 도탄에 빠진 것을 보시고 사람이 되시어 인간들에게 구원의 가르침과 구원되는 방법을 가르치셨는데 탄생과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하실 때까지 늘 하느님의 영기의 부축을 받으시면서 하느님 나라를 이룩하셨다.
창조사업이 하느님 아버지의 특능이었고 구원사업이 하느님 아들의 특능이었다면 이제부터 그 구세사업을 인간사회에 이어가는 일은 하느님 영기, 즉 성령의 특능이 될 것이다. 성령께서는 자기 생각대로 말씀하시지 않고 하느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들은 대로만 말씀하실 것이다. 아버지의 것은 모두 아들의 것이며 아들은 아버지께서 시키시는 대로만 말씀하셨듯이 성령은 아들이 한 일을 영속적으로 계속하는 일을 맡아 제자들을 도구 삼아 하느님의 또 다른 면을 보여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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