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는 베드로 바오로 대축일 다음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날 미사때에는 교황에 대한 강론과 교황을 위한 특별 현금이 실시된다. 교황주일을 맞아 가톨릭신문은 평화의 사도로서 전세계를 순방하며 그리스도를 알리고, 말씀과 문헌으로 복음을 전파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재임 17년간의 목사활동 전반을 종합해본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5년 6월말 현재 17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모두 23편의 공식적 사목문서를 발표했다(성목요일 사제들에게 보내는 교서와 교황령, 담화문은 제외).
교황 재임 1년째인 1979년 3월 4일 반포한 회칙 「인간의 구원자」 (Redemptor Hominis)를 시작으로 최근 95년 5월 25일 반포한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Ut Unum Sint)까지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11편과 교황교서 7편, 교황권고 5편을 세상에 내놓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 문서 전체에 나타난 신학적 사상을 조명해 보면 교황의 가르침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과 문헌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감지할수 있다.
교황은 사목 문서에서 자신의 가르침을 통해 공의회의 가르침을 발전시키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문서 중심부에는 교황자신의 고집스런 「신학적 인간학」이 깔려 있다. 인간을 가톨릭 사상의 중심에 두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만 참다운 인간 존엄성의 가능성을 파악할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요한 바오로 2세의 「신학적 인간학」의 사상은 교황의 「사회교리」와 「인간생명」에 관한 사목문서에서 더욱 생생하게 찾아볼수 있다.
사목문서를 통해 전개되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상은 인간학에서 출발, 그리스도론을 거쳐 교회론에서 종합되는 흐름을 알수 있다.
가톨릭대 교수 이동익 신부는 자신의 사상을 성서 및 철학적 주제와 관련지으려는 교황의 의도에 대해 「요한 바오로 2세의 사회적 가르침을 형성하고 있는 틀, 특히 인간학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론으로 움직이는 방법은 교황의 사상에서 찾아볼수 있는 독특한 경향」이락 주목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임 17년 기간동안 발표한 사목문서를 주제별로 대별하면 「사회교리」와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교회일치」「교도권 행사에 따른 교의」등으로 나눌수 있다.
▧사회교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회 교리문서는 「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79.3.4)「자비로우신 하나님」(Dives In Misericordia.80.11.30) 「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81.9.14) 「사회적 관심」(Sollicitudo Rei Socialis.87.12.30) 「백주년」(Centesimus Annus.91.5.1) 「진리의 광채」(Veritatis Splendor.93.10.5) 등 6편이 있다.
특이하게도 이들 6편의 교황 바오로 2세의 사회교리 가르침은 모두 회칙(Encyclica)으로 발표됐다.
전세계 교회의 주교들에게 보내는 교리나 규율에 관한 교황 문서인 「회칙」을 통해 사회교리의 가르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요한 바오로 2세가 자신의 교도권 행사에 있어 사회문제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요한 바오로 2세가 발표한 첫 회칙인 「인간의 구원자」와 10번째 회칙인 「진리의 광채」 모두가 사회교리를 주로 하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교황의 교도권 핵심에는 「사회」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교황은 이들 6편의 교황회칙을 통해 모든 노동문제와 정치적 활동, 국제관계, 민족발전의 근간에는 「인간」이 자리잡고 있다는것을 천명하고 있다. 교황은 이들 회칙을 통해 노동의 의미를 단순히 기계적인 용어로 설명하지 않고 「노동에 의해 인간은 창조주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노동하는 인간)고 노동의 창조적 개념을 강조한다. 교황은 또 교회와 국가, 교회와 사회, 핵문제와 지역분쟁과 같은 특정한 국제 문제를 사회 회칙에서 언급하면서 「인권에 대한 경멸이 증가 일로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민족사이를 강하게 이어주는 하나의 강한 연대성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황의 사회교리는 회칙 「백주년」에서 그 절정에 달하고 있는데 여기서 교황은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 전체의 근본 방향은 인간을 보호하는데 있다」고 천명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에 관한 첫번째 회칙으로 불리는 「백주년」에서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의 사회적 메세지는 그 내면적 논리와 일관성 보다 행동의 증거를 통해 더욱 즉각적으로 신뢰를 받게 될것 임」을 역설하고 「이러한 행동의 증거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으로 구체화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천명하고 있는 교황의 사목문서는 「생명의 복음」(Evangelrium Vitae. 회칙.95.3.30) 「여성의 존엄」(Mulieris Dignitatem. 교서.88.8.15) 「생명의 신비」(Misterium Vitae. 교서.94.3.4) 「가정공동체」(Familiaris Consortio. 권고.81.11.22) 등 회칙 1편과 교서 2편, 교황권고 1편이 있다.
교황은 이들 사목문서를 통해 현대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에 관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문서들은 인간 그 자체의 가치를 강조, 인간의 본성과 인격안에서 그리고 문화와 시민생활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찾으려 하고 있다.
교황은 특히 교서 「생명의 신비와 회칙 「생명의 복음」을 통해 「생명 학술원」창립과 「생명의 날」을 제정하고, 생명문제에 대해 결코 소홀히 취급할수 없는 수많은 윤리적 문제들을 제시, 개인의 양심과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모든단계에서의 인간생명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고 있다.
교황은 이 문제들을 통해 인간 생명이 종교적 권위에 의해 존엄한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가 신성한 것임을 강조하고, 가정 역시 창조주의 사랑에 협력하고 생명을 전달하는 본연의 역할 때문에 거룩한 것임을 피력하고 있다.
▧교회 일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임 17년 동안 역대교황에 비해 돋보이는 업적중 하나가 바로 「교회 일치」를 위한 교황자신의 노력이다.
교회 일치를 위한 교황의 이러한 노력들은 교황 자신의 문서 「하나되게 하소서」(Ut Unum Sint. 회칙.95.5.25) 「동유럽」(Europae Orientale Lumen. 교서.95.5.2) (「제3천년기」Tertio Millenn Adveniente. 교서.94.11.14) 「동방의 빛」(Orientale Lumen. 교서.95.5.2), 등 회칙 1편, 3편의 교서에 잘 나타나고 있다. 교황은 이들 문서에서 성년 2천년은 종교간의 대화의 중요한 기회가 될것임을 강조하고 가톨릭뿐만 아니라 동방교회, 개신교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교 교파들을 상대로 쓰여져 일치운동에 대한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은 관심과 상호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교황은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에서 그동안 교회일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수위권」문제를 과감히 언급하면서 수위권의 본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개방적인 행사방법을 강구 할 용기가 있음을 밝혀 교회 일치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표명하고 있다.
▧교회 교의에 대한 가르침
교황은 교회 교의 문제에 있어 「구세주의 어머니」(회칙) 「생명을 주시는 님」(Dominum Et Vivificantem. 회칙.86.5.18) 「교회의 선교사명」(Redemptoris Missio. 회칙.90.12.7) 「구원에 이르는 고통」(Salvifici Doloris. 교서.84.2.11) 「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교서.85.3.31) 「사제서품」(교서.94.5.22) 「현대의 교리교육」(Catechesi Tradendae. 권고.79.10.16) 「화해와 참회」(권고.84.12.2)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es Laici. 권고.88.12.30) 「현대의 사제 양성」(Pastores Dabo Vobis. 권고.92.3.25) 등을 회칙 3편, 교서 4편, 권고 3편을 발표했다.
특히 오늘날 현대사회에 있어서 요구되는 사제와 평신도들의 신원을 명확히 제시하고 교회의 선교사명을 재천명한 교황의 가르침은 교회의 생활과 행동을 쇄신케 하고 그리스도교 생활의 깊은 본성에 내제돼 있던 선교적 충동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교황은 이들 문제에서 선교는 모든 그리스도교인의 일이요 교회의 불변하는 사명임을 일깨워줄 뿐 아니라 교회의 모든 역량을 새로운 복음화와 외방 선교에 투입할 시기가 도래됐음을 각성시켜주고 있다.
교황은 아울러 교회에 여성사제 임명권이 없음을 제시하고 오늘날의 상황에서의 사제 양성에 관한 지침과 사제들의 평생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