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 들어 두어라」. 이 말은 그리스 원문에서 「아멘 아멘」이라고 되어 있는 말이며 예수께서 아주 중요한 일을 선포하실 때 쓰는 말로서 나타나엘을 제자로 부르시면서(=바르톨로메오) 당신의 신성(神性)을 계시할 때 처음으로 썼다(요한 1, 51: 대목 31참조)
오늘은 제자들이 교회를 맡아 다스리면서 성령의 영도(靈導)를 받아 그들이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약을 하시면서 사용한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이면 아버지께서 무엇이든지 주실 것이다』. 고난의 밤이 지나면 그들은 햇빛 찬란한 광명의 세계에서 살 것이며 그들은 내적으로 성령을 받아 명오(明悟)가 열리고 예수께서 지금까지 하시 말씀을 깊이 있게 깨닫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그들은 예수께 대한 신앙이 굳어지고 예수를 굳게 믿음으로써 그들은 예수와 완전 일치를 이루게 될 것이다.
『너희가 내안에 머물면… 너희가 요청하는 것은 다 이루어질 것이다』(요한 15, 7). 이것이 그리스도 신자들의 예수 현존체험이며 이 체험은 성령의 영동(靈動)으로 느끼게 된다. 제자들이 예수를 깨닫는다는 것은 예수께서 성부(聖父)와 하나이고 성부와 성자 예수가 그들과 하나임을 체험하는 것이다. 예수와 하나되어 구하는 것이며 따라서 예수의 이름으로 하느님께서도 주실 것이다. 제자들이 지금까지는 예수의 이름으로 청하지 모하였다는 것은 그들이 예수와 완전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들은 이제는 예수의 수난, 십자가, 부활을 거쳐 성령을 받게 됨으로써 예수를 완전히 알고 완전히 일치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때에 그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살고 예수의 이름으로 행동하며 예수의 이름으로 구하고 받을것이다. 그러니 『구하라, 받을 것이며 기쁨에 넘칠 것이다』.
제자들은 물론 잘 살고 잘 먹는 것을 구하지 않을 것이다. 제자들이 성령으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오로지 주님이 맡기신 일을 완수하는 일이다. 주님이 맡기신 일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임하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나라에 시민이 된 신자들의 염원은 성령의 도움으로 예수와의 일치생활을 하는 일이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승천하시기전 아직도 성령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의 염원을 말씀드렸다. 『주님께서 이스라엘 왕국을 다시 세워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사도1, 7)
그들은 성령을 받고 나서 그 나라가 자기들 손에 달려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성령이 오시면 모든 것을 깨닫게 해주신다고 했듯이 (요한 14, 26) 그때에 가서는 둘러서 말씀하시지 않고 아버지의 뜻을 명백히 일러 주실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제자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직접 아버지께 구하게 될 것이다. 조금 전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듯이 제자들은 이미 예수와 하나가 되었고 (=사랑하고) 예수께서 아버지께로부터 오셨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요한14, 10 ㆍ11ㆍ12). 그러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별도로 아버지께 구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친히 너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이 말씀으로 하느님 나라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일치성안에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일치를 이루며 하느님의 생활을 지상에 실현한다. 그러니 그리스도 신자들의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가 되며 그 기도는 무엇이든지 이루어진다. 하느님의 삼위일체 생명이 교회안에서 신자들과 일치되어 있는 상태를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675~749)이 상호내재성이라 하였고 이 교리는 교회의 신비생활을 촉진시켰다. 이제 예수께서 말씀하신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할것이고 또 조금 있으면 다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의 뜻이 확실해 졌다. 『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께로 돌아간다』.
제자들은 이제 예수를 알았고 하느님께로부터 온 분이심을 믿는다는 신앙고백을 했지만 그들의 신앙이 굳어지려면 성령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들은 조금 후에 즈가리야의 예언대로 (즈가 13, 7) 주님을 버리고 뿔뿔이 헤어질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와의 일치에서 고독을 느끼지 않으신다. 아버지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임을 당함으로써 죽음을 이기고 박해를 당하으로써 악을 이길 자신감에 차 있다. 제자들(신자들) 은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예수안에서 평화를 얻을 것이다. 평화는 믿음과 예수와의 일치에서 오고 (I 요한 5,4~5)세상을 이긴 것을 뜻한다(묵시 3,21). 『자 힘을 내라』이 말씀으로 고별말씀은 끝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