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대륙, 아프리카의 한 나라 마다카스카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적도 그 영원한 사랑」(소노 아야코 지음/유종현 옮김/바오로딸 발행)은 인간의 진실, 그리고 그 진실을 삶속에서 드러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철저한 인도주의자이자 저명한 일본 가톨릭작가인 저자는 가난한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파견된 한 수녀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믿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믿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마다카스카르의 한 조산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아카네 수녀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선진국 일본인이다. 그는 수녀란 안락함도 욕심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고 실천하는 인물이다.
수녀의 반대편에는 같은 일본인으로 아카네 수녀의 죽은 언니를 오랫동안 못잊어하던 무신론자 오기소가 서있다. 냉담한 성품에 남은 가난에는 아랑곳없이 도박장에서 거액의 돈을 날리고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지만 사실은 한 여인을 여러해동안 가슴에 품고 괴로워하는 따뜻하고 여린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저자는 이 대조적인 두 인물을 축으로, 하느님의 사랑과 믿음에 바탕을 둔 수녀의 인도주의적 행동과 현실의 비극에 대한 실망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가진 오기소가 믿음의 진실에 눈뜨는 과정을 아프리카 사람의 의식구조와 그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수녀는 『아프리카의 빈곤을 오히려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풍요로움은 때때로 사람의 마음을 망치는 위험한 것이지만 가난은 인간다운 마음을 잃지 않게 하는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녀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오기소는 어렴풋이 믿음의 참모습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사실 그는 한번도 수녀의 일에 경의를 표하기는커녕 오히려 비난해왔다. 그러던 그는 현지에서의 사업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30만엔이라는 돈을 내놓는다. 「나는 신을 믿는다」라는 언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는 인간의 진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앙을 그러한 행위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헤어지는 날까지」 「먼길을 떠나는 날 아침에」등 여러편의 작품이 소개된바 있는 소노 아야코여사는 특히 「성 라자로마을」후원공으로 지난 83년 제11회 「다미안신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현재 25년여동안 라자로 마을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주의자로서도 유명한 그는 일본내에서 물론 해외에까지 많은 사업에 참여, 에디오피아와 르완다 내전당시 직접 현지를 방문해 어린이들과 난민들을 돌보기도 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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