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접어들어 「무더위 특수」를 겨냥한 납량물들이 쏟아지면서 이런류의 책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선정ㆍ자극성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책을 들고 땀을 식히는 것은 여름을 나는 매우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부쩍 늘어난 납량 서적들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 일색으로 어른들은 물론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정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납량서적들은 수백종으로 추리기법을 이용한 범죄소설이나 SF, 의학 스릴러, 특히 공포소설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흥미와 자극을 목적으로 하는 이런 책들은 대체로 문학성과는 담을 쌓고 다만 「더위를 식힌다」는 이유로 잔혹한 폭력이나 성(性)을 주된 소재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도 납량서적을 대표하는 것은 공포물이다. 1, 2권에 작가들의 창작물을 모은 「공포특급3」(한뜻)은 나름대로 절제를 보이지만 「원초적 공포64선」(우남), 「공포Ⅱ」(백양), 「쇼킹」(대유), 「나 귀신이야」(우연기획) 등과 별반 차이가 없다.
더욱이 「에로틱 공포」(실록출판사)나 「나는 야한 귀신이 좋다」(숨은 책) 등과 같이 공포스런 분위기에 성적인 자극을 유발하는 이야기들을 노골적으로 담고 있는 책들이 화려하고 선정적인 겉표지로 서점을 찾는 청소년들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고양이 여인숙」(움직이는 책)은 하이텔 통신망에 연재돼 인기를 끌었지만 전편에 걸쳐 잔혹한 폭력의 묘사와 선정적 내용, 음침하고 괴기스런 분위기로 일관된다. 또 「쉿」은 칼라삽화와 함께 입체안경까지 동원하고 있다. 공포물외에도 지나친 대중성 때문에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오르지 않지만 정평있는 작가의 작품보다도 많이 팔리고 있는 범죄, 폭력소설들은 소위 「언더 그라운드」에서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휴가때 읽을 책을 사러왔다는 김영배(32ㆍ바오로ㆍ서울 노량진)씨는 『공포소설이 재미는 있지만 뒷맛이 거림칙하다』며 『전에 비해 선정적인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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