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고별의 말씀을 마치고 아버지께 올리는 기도로써 고별의 말씀을 마감한다. 요한 복음서 17장에서 고별의 말씀이 기도로써 마감되는데 먼저 당신 자신의 기도, 제자들을 위한 기도, 제자들을 통하여 믿음의 공동체로 들어온 신자들을 위한 기도로 내용을 이룬다.
구약시대에 하느님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복지로 향하던 모세는 복지를 마주보는 요르단강 동쪽에 서서 하늘을 바라 보며 기도드리고 백성을 향하여 그 미래를 축복하였다.(신명 32ㆍ33장).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의 지도자이신 예수께서는 고별의 말씀을 마치시고 하늘을 우러러 보며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실 것을 청원하였다. 아들의 영광이 그러나는 것이 아버지(聖父)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예수께서 막 수난을 당하시고, 수난은 부활을, 부활은 승천 즉 성부 오른 편에 앉으시는 일이 영광스럽게 전개되려고 하는 때이다. 그래서 『아버지,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기도를 시작하셨다.
예수는 혈육을 취하여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으로(요한 1,1~2ㆍ10)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하는 사명을 띠고 세상에 오셨다. 예수께서 모든 사람에게 생명을 주러오셨고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병을 고치고 죽은 자를 되살리는 등 구원사업을 성공리에 마치셨다.(마태 7,29:9,8). 이제 그 사업을 마감할 때가 왔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모든 사람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고, 아들은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게 되었습니다』라고 기도하셨다.
이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여져 죽음으로써 많은 열매를 맺을 때가 왔으며 이때는 하느님의 새 자녀들이 태어나는 영광의 때가 왔다(요한 12,23~24). 『나는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일을 다 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이제는 나의 영광을 드러 내 주십시오』.
여기서 「나의 영광」은 모든 사람을 아버지의 자녀로 만든 것을 말한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가르치셨는데) 우리는 그 분의 영광을 보았다』(요한1,14).
예수께서는 승천하시기 바로 전에 제자들에게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너희는 가서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라』(마태 28,18~19)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이며 그 말씀을 통하여 세상을 창조하셨듯이 구세주로 태어나신 그 말씀을 통하여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 지는 것이다.
세상창조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이 그러났듯이 새 창조를 통하여 새로운 영광이 그러난다. 그 영광은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하는 영광이다. 이러한 뜻으로 『세상이 있기 전에 아버지 곁에서 내가 누리던 그 영광을 함께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셨다.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이 하느님께 영광이 된다면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을 아는데서 온다. 하느님을 아는 것은 하느님을 믿고 그 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계명을 지키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께로 부터 났으며 하느님을 아는 사람이다.(I 요한 4,7)
요한복음서가 쓰여지기 전에 사도교회는 이미 이 기도를 전례에 사용하였다. 그래서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라고 기도를 올렸다.
그 후 사도 교회는 누구든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어야 한다는 신조를 요구하였다(I 요한 2,22~23).
구약성서 예레미야 예언서는 하느님이 당신 백성과 맺은 새성약의 내용을 밝히면서 이렇게 예언하고 있다 : 『나(야훼)는 그들에게 나를 알아 보는 마음을 주어 내가(그들의) 주님임을 알게 하겠다. 이렇게 하여 그들이 진심으로 나에게 돌아와 내 백성이 되고 나도 그들의 하느님이 되리라』(에레 24,7:31,33~34).
예수께서는 이 구원의 요건이 되는 하느님을 앎이 당신 자신을 아는데서 시작한다는 것을 고별 말씀에서 여러 번 강조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너희가 나를 알았으니 나의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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