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산으로 들로 나서는 여행길은 즐거울 뿐만 아니라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는 유익한 시간이다. 하지만 피서인파로 발붙일 틈도 없고 주차장처럼 차가 도로에 늘어서는 여름 휴가철의 여행은 대개「고단한 의무」가 되기 일쑤이다. 그래서 올 여름은 번잡한 인파를 떠나 대야에 발담그고 마루에 걸터앉아 책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특히 주마간산으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여행보다는 분명한 주제를 가진 테마여행 안내서와 문화, 예술 기행을 중심으로 여행에 관한 책을 모았다. 책속으로 난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자.
성지순례
성지순례는 가장 뚜렷한 목적을 지닌 테마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성지 - 어제와 오늘」(정양모ㆍ이영헌 지음/생활성서)은 칼라화보를 곁들인 기행문형식의 책으로 성서상 모든 고장의 고고학적 성과, 전설과 현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대전교구 이계창 신부가 대전주보에 70여회에 걸쳐 연재했던 내용을 묶은「성지순례」(가톨릭출판사)는 이집트에서 예루살렘, 파티마와 루르드를 거쳐 로마까지 순례 일정을 따라간 화려한 신앙의 여정을 적은 기행이다.
「한국의 성지」라는 제목으로 81년에 성지순례기를 펴낸 바 있는 이충우씨의「다시 찾는 한국의 성지」는 국내성지 순례기로 한국천주교회의 초석을 놓은 순교성인들의 삶이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주제별 세계문화 기행
「5부자 라이브 인 USA」(강인철 외/새길)는 아버지와 네 아들이 LA에서 보스톤까지 5천3백킬로의 미국횡단경험을 적은 배낭여행기이다. 방송국 카메라맨과 방송작가 부부의「삶보다 아름다운 풍경은 없다」(홍상길ㆍ김혜정)도 이색적인 내용을 담았다.
미술품 감상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유럽의 6대 박물관에 대해 소개해 본격 안내서「MUSIUM GUIDE」(김지현/엘까미노)와 재일한국인 서경식씨가 세계의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한「나의 서양미술순례」(창작과 비평)가 도움이 된다.
미당 서정주의「미당의 세계 방랑기」(민예당)는 격조높은 문장과 삶의 경륜을 바탕으로 하는 무게있는 책이다.
서울대법대 최종고 교수의「나의 서양문화여행」(웅진출판)은 개화사상가 유길준의 행로를 1세기후 다시 밟아감으로써 「신서유견문」이라 할 만하다. 동아일보 연중기획을 엮은「명저의 고향」(윤종국 외/비룡소)은 국내외 명저들의 현장탐방과 증언으로 엮었다.
중국과 일본은 끊임없는 우리의 관심사로 문인들의 발걸음 역시 이 두나라에 가장 많이 가 닿았다. 중국과 유럽 예술기행「설렘과 황홀의 순간」을 펴낸 김윤식 교수는 최근 일본 문화기행「지상의 빵과 천상의 빵」(솔)을 선보였다.
현대문명에 지쳐 신화와 전설, 영적 풍요를 꿈꾸는 이들의 여행지 인도기행은 공통적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국토와 문화 사랑
국내의 경우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린 유홍준 교수의「나의 문화유산답사기」1,2권을 꼽을 수 있고 매일경제신문사에서 펴낸「국토기행 문화유산을 찾아서」나 전10권으로 기획, 현재 제4권 충남편까지 나온「답사여행의 길잡이」도 볼만하다. 현암사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시리즈로 우리꽃, 나비, 민물고기, 나무, 전통예인 등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살펴본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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