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농서 일괄 공급, 농축산물 판로 해결
백여종 판매…품질보증으로 신뢰높아
9월부터 소비자교육…목동ㆍ가양동에 직판장 계획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회장=우영식, 지도=김학록 신부) 회원들은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개설된 우리농산물 직판장을 두고 자신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는 숨구멍이라고 부른다.
대표적 농촌교구인 안동교구가 관할하고 있는 취약한 도시기반으로서는 자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시키기엔 한계가 있고 그 숨통을 틀 수 있는 곳으로 서울의 우리농산물 직판장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의 우리농산물 직판장은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회원농가 2백15가구 23개 생산당 부분을 소화해 내는 직판장이자 도회지 소비자들과 농민들을 이어주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금년 5월 8일에 문을 열어 아직 확실한 기반이 잡혔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난 2개월간의 운영실적을 따져볼 경우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원들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하루 매출액만 7백만원정도. 한달에 1억5천만원의 매상을 올릴 수 있는 우리농산물직판장과 같은 매장은 그야말로 모든 농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농축산물의 판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이 운영하는 잠원동의 우리농산물직판장은 경상북도가 도내 농민들이 생산한 각종 농축산물의 판로를 마련해 주기 위해 서울지역에 직접 건립한 농산물 직거래센터로 모든 시설경비를 경상북도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시도 농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안동교구 가농에서는 3백평의 매장중 약 30여평만을 빌려 약간의 수수료를 내고 운영하고 있는 상태며 다만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소속 전용구(대건안드레아ㆍ40)씨가 농산물직판장 전체에 대한 사업본부장의 총책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농산물직판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농축산물은 가농에서 일괄 공급하기로 돼 있어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현재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산물의 종류는 약 1백여종. 거의 대부분이 무공해 또는 유기농산물로 농산물의 품질은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가 전적으로 보증하고 있기때문에 소비자들이 신뢰를 가지고 매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단 안동교구가 처한 지리적 여건상 매일 농축산물을 실어나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안동교구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교통이 편리한 경북 칠곡에 대규모 물류센타를 설치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항상 비축하고 한주일에 몇차례씩 이곳으로 농축산물을 수송해 오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지금 이용하고 있는 60여평의 물류센터를 내년에는 경상북도가 약 8억원의 예산을 들여 5백평규모로 지어주기로 했기 때문에 내년 이후부터는 보다 원할하게 농축산물의 수송이 가능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안동교구 가농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농산물 매장을 통해 이익만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농 직거래를 통해 철저한 도농간의 나눔정신과 우리농촌을 살려보겠다는 공동체적 사명감을 도시 소비자들과 농민들에게 동시에 심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산물 직판장의 자리가 잡히는 9월부터는 월2회 정도의 소비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상북도와 농협, 가농이 공동으로 실시할 예정인 소비자교육에는 농업과 환경문제, 생활실천운동으로 우리농촌 살리기운동이 자리잡을 수 있는 내용들을 모두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안동교구 가농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소비자 의식수준이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인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는다. 그 농축산물 또는 제품안에 어떤 첨가물이 들어있고 원료가 무엇인지, 유해물질의 함유 유무등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경우가 드물다는 얘기다.
안동교구 가농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식별능력을 길러줌과 동시에 단순히 가족의 건강만을 위해 우리농산물을 먹겠다는 소비자들의 안일한 참여보다는 하느님의 창조질서 사업의 동참이라는 차원에서 이 운동의 당위성을 확산시켜 나갈 생각이다.
또한 안동교구 가농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우리농산물 직판장외에 경상북도의 지원으로 오는 9월에는 서울 목동에 제2의 직판장을, 12월에는 강서구 가양동에 제3의 직판장도 아울러 개설하기로 했다.
이럴경우 대구지역에 개설된 9개 우리농산한생명과 서울의 3개 우리농산물 직판장을 통해 안동교구 가농회원들이 생산한 우리농산물은 전량소화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상북도와 재경 경북도민회,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등이 힘을 합쳐 농촌 농민을 살리고 땅과 우리의 먹거리를 살리자는 운동이 서서히 결심을 맺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우리농산물직판장.
몇년 전만해도 껄끄러웠던 사이(?)였던 경상북도와 안동교구 가농이 손을 맞잡고 우리 농촌을 살리겠다고 함께 나선것만 봐도 우리농촌의 현실이 그만큼 풍전등촉(風前燈燭)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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