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에서는 켈리(Gerald Kelly)가「의료윤리 문제들」(Medico-Moral Problems)이란 저서를 통하여 현대적 의학윤리 분야의 개척자가 된다. 그후 미국 교회내에서는 70년대 이후 머코믹(R. McCormick). 칼라한(D. Callahan) 등이 각각 생명-의료윤리 관계의 선구자적 저술가들이 된다. 그러나 유럽교회에서는 70년대까지도 윤리철학적 방법론에 의한 생명윤리보다 윤리신학의 일부이자 사목활동의 보조수단으로서, 또한 의료분야에 집중적 관심을 보인 생명 의료윤리에 비해 신앙인의 육체생활 전반에 걸친 윤리생활안내서로서「육체 생활의 윤리」(Morale della vita fisica)란 제목을 단 저서들이 우선적으로 출판되고 있었다. (예, E, Chiavacci, L. Ciccone 등)다만 로마에서 활동하던 헤링(B.Haring)의「의학윤리」(Medical Ethics)가 1972년도에 출판되었으나 저자 스스로 밝히듯 저서가 이루어진 배경은 유럽이라기보다 미국이었다.
한편 교도권을 통한 가톨릭생명 의료윤리의 가르침은 교황 비오 12세(재임 1939-1958)때 가장 의미있는 시기를 맞이 하였다. 재임중 총 1천여종이나 되는 많은 문헌을 낸 비오 12세는 그중 많은 부분을 생명 의료윤리문제에 할애하였다. 그의 생명및 의료윤리 관계 문헌들은 주로 1949년부터 시작된다. 교황은 생애 마지막 10년을 의학의 발달로 인해 제기된 새로운 문제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메시지는 많은 경우 인간 생명을 억압한 나치즘의 죄악과 기술문명에 대한 고발을 함축하고 있었다. 그의 관심은 생명의 시작, 삶의 도정 및 생명의 종말에 이르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즉 인공수정, 치료적 낙태와 불임수술, 유전병 전수의 위험이 있을 경우의 산아조절, 무통분만, 인체실험, 지체절단, 의료윤리와 의료권, 조직과 장기의 적출 및 이식, 회생술의 종교적, 윤리적 문제 등이다.
그후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인간생명에 대한 존중을 공의회문헌의 차원으로 강조, 선포하였다: 『또 온갖 종류의 살인, 집단 학살, 낙태, 안락사, 고의적인 자살과 같이 생명자체를 거역하는 모든 행위와 지체의 상해, 육체와 정신의 고문, 심리적 탄압과 같이 인간의 완정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와…그것은 불의를 당하는 사람보다 불의를 자행하는 사람을 더럽히는 행위로서 창조주께 대한 극도의 모독이다』(사목헌장 27항).
비오 12세 이후 최고 교도권의 생명 의료윤리 관련 문헌은 그의 재임 당시에 비해 눈에 띠게 줄었으나 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경우 현대의 생명과학과 의학의 또다른 발전에 따른 윤리적 문제들의 확산으로 인해 비교적 많은 문헌들이 나오고 있다. 바오로 6세는 낙태, 산아조절, 인구문제, 가톨릭계 병원에서의 불임수술 문제 등에 관한 가르침을 발표하였고 요한 바오로 2세는 신앙교리성의 선언들과 함께 다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낙태, 의사의 양심문제, 태아 성감별 문제, 의학의 실천과 연구, 의사의 직무, 생명과학 및 유전공학문제, 고통의 문제, 의학과 유전공학적 조작의 문제, 교회와 병자, 기아에 대한 투쟁과 생명권, 안락사 문제, 인간생명의 기원과 출산문제, 성윤리문제 등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금년 3월 25일 생명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종합적으로 재천명하는 회칙「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을 반포하였다. 전 4장과 서론 및 결론으로 구성된 이 회칙에서 교황은 먼저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오늘의 상황을 분석 하면서 생명경시의 뿌리에는 신관(神觀) 및 인간관의 타락과 자유에 관한 그릇된 개념이 숨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어서 교황은 인간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 전체를 요약하면서 생명의 선성(善性), 하느님의 선물 및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표지로서의 인간생명, 영원한 생명에로 불림받은 인간생명의 존엄성,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존중과 사랑, 그에 대한 인간의 책임 등을 다룬다. 회칙은 제3장에서 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는 곧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요. 그 사랑의 선물은 곧 생명에 관한 당신의 요청, 곧 계명임을 밝힌다.
생명존중의 계명은 생명의 성성(聖性), 생명의 주권자에 대한 인식으로 나타나며 그 인식의 실천면에서 사형, 낙태, 배아에 대한 인위적 개입, 안락사, 자살에 대한 고찰이 이어진다.
회칙의 결론부분에서 교황은 새로운 생명문화를 형성하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복음화의 전망안에서 강조한다. 복음화라는 복합적 활동을 통해서 생명의 복음을 선포하고, 전례와 우리들의 일상사안에서 그것을 거행하며 생명을 고양(高揚)하고 지지하는 활동과 구조를 통하여 생명의 복음에 헌신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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