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모승천 교의(敎義)가 교황 비오 12세로부터 정의(定義)되어 가톨릭 교회의 신조(信條)로 선포된지 45주년이 되는 날이며(1950년 11월 1일 선포) AAS 42(1950), (PP. 753-773), 우리 나라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어 독립한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는 이 두가지 경사를 같은 날 맞게됐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성모의 도우심으로 우리나라가 해방되었다는 말로 이날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기쁨을 다시 나누며 오늘과 내일을 다짐해본다.
성모승천 교의 내용은 간결하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하느님의 어머니, 항상 동정녀 마리아는 지상생활을 마친 후 그 영혼과 육신을 지닌채 하늘의 영광으로 영입되셨다」(AAS42 (1950) P. 770 (DS 3903) 는 말로 정의되어있다. 실제에 있어서 성모승천 축일의 선구자적인 축일이 예루살렘에서 거행되었음을 알려주는 5세기 중엽 아르메니아어역으로 잔존하는 독서집에는「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날」이란 이름으로 나와있다.(Rad 02:1343:cf·O·Huming、Literatwbericht, AI 3/2 1954, 409-11). 이 축일은 예루살렘에서 8월 15일에 거행되었다. 하년예루살렘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8세기의 제오르지오의 독서집(Lectionarium Georgicum)에 의하면, 역시 8월 15일에 예루살렘에서 마리아의 축일이 거행되었음을 알게된다.
주교 예식서(Liber Pontificalio)에서는「마리아의 죽음」 즉「마리아의 잠(dormitio)」이란말로 나와있다(dormitio Mariae、festum、3761、4381 n. 43).
이 말은 마리아의 생애의 마지막을 말하는 말이다. 이 축일은 8월15일에 거행됐고, 마우리오 황제는 비탄틴제국 전체에 이 축일을 명했다. 서방교회안에서는 성모승천 (In Assumptione Sanctae Mariae)란 말로 나오고 있다(Sacramentum Gelasionum 참조).
초대 교회가 믿는바 신앙을 예배로 나타나게 된 역사적 전승은 교황 비오 12세가 신학자들의 수세기에 걸친 연구와 신자들의 신앙감 그리고 성서 진리의 사실을 토대로 우리 시대에 와서 가톨릭 교회의 공식 신조(信條)로 선포하게 되었던 것이다. 교황 비오 12세는 이 신앙교의 정의 원칙으로 성서와 전능에 대한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을 신학적 기초로 삼았다(DS 3015-3020 AAS 42 (1980), P, 756·N12 참조).
이 축일의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논거는 차기로 미루고 다만 이 축일이 갖는 신학적 의미를 몇자 적어본다.
이 축일은 한 마디로 그리스도의 인류 구원의 승리 축일이고, 마리아의 신앙의 승리 축일이다. 마리아의 승천 축일은 그리스도의 승리축일에 편승된 죄와 죽음의 승리 축일이다. 그리스도의 승천에서 보거나 마리아의 승천에서 보거나 공통점은 죄와 죽음으로부터 승리라는 것이다. 이 승리는 근본적으로 그리스도께 기인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승리가 아니었다면 마리아의 승리는 예기치 못한다. 그러므로 죄와 죽음으로부터 승리를 가져다 주신그리스도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최초로 구속되어 하늘에 오르시는 마리아의 마음 안에서 교회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려야 한다(루가1, 46-55참조).
한편 하느님의 구원의지에 절대적으로 예속되어 「아드님과의 일치를 십자정사(釘死)에 이르기까지 충실히 보존하신」(교회58) 마리아의 신앙의 손종(Obedientia Fidei)의 승리 축일이란 면에서 볼때에,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가르침을 따라사는 모든 믿는 이들의 신앙의 보증의 축일이다.
우리 시대에 이르러 교회가 이 깊은 신앙진리를 정의(正義)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이 교의는 초대교회때부터 믿어온 바이며, 이 신앙에 경탄한 그리스도인들은 마리아처럼 신앙의 순종의 삶을 살아 영원한 개선을 하였다. 오늘하늘에 오르신 성모님은 하느님의 뜻에 예속되어 해방과 자유, 평화와 일치, 모두가 하나되는(요한17, 21)하느님의 나라를 이루어야 한다는 신앙의 명령에 순종을 당부하시며, 우리를 하늘로 부르고 계신다(교회68).
오늘 조국 광복50주년을 경축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 민족에게 안겨주는 구원의 진리는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란 점이다. 「죄는 속박이고 감옥이고 억압이고 죽음」이다. 우리 민족은 자유와 평화를 찾아 만주에서, 중국에서, 머나먼 바다 태평양 건너 미국 땅에서 해방과 자유를 찾아 헤매고 또 헤맸다. 그리하여 쟁취한 우리의 민족 혼은 이 세상 어느누구의 노예가 될 수 없고, 노예가 되어서도 안되며, 역으로 그어느누구를 노예로 삼을 수 없고, 억압할 수 없다는 진리로 각인(刻印)되었다. 감격과 흥분, 환희와 기쁨속에 광복의 해방을 맞았어도, 우리는 그후분단 50년의 아픔과 슬픔을 안고 또 다른 수난을 겪어왔다. 같은 고향땅을 가고 오던 두고온 산천 보고픈 부모 형제 그리며 젊은 날의 홍안은 사라지고 이제는 그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다. 언제 다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지 애타하며 긴긴 밤을 뜬 눈으로 지새온지 45년이 되는한이 우리에게 서려있다. 나라를 잃었을 때엔 가족들이 풍지박산되고, 나라를 찾은지 불과 5년만에 또 다시 고향을 잃고 혈육과 갈라져 살아왔다. 돌이켜 보면 광복 50년이란 감격과 분단 50년이란 한이 한데 뭉뚱그러져 있다. 해방의 기쁨만으로 이 날을 보내게 되지 않는다. 남은 과제가 있기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해 보게된다. 교회는 무엇이냐? 가 아니라 교회의 창립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써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하는가? 에 대한 질문이다. 이제 이 질문에 답을해야할차례가 왔다.
교회는 그 본성상 그리스도의 인격안에 살고있기 때문에, 분열을 보지 못하고, 다툼을 보지 못하고, 불의를 보지 못한다. 분열이 있는곳에 일치를다툼이 있는곳에 화애를, 억압이 있는곳에 해방과 자유를 가져오기 위하여 모든 시대에 그리스도를 현존케 하고있다. 앞으로는 전보다 더 애써야한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자비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그자비로 우신 하느님 아버지의 아드님을 신앙과 몸으로 영접하여 받들며 고통과 비통의 산 골고타에 이르기까지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믿고 따라가신 성모 마리아의 영웅적인 신앙과 삶을 본받을 수 있을 때에, 우리도 하늘에 오르는 날개를 선사받는다. 그러므로 이 땅위에 다툼과 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죄와 죽음의 승리자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구속 공로를 미리 입어 영원한 천상 고향에 오르게 되신 성모님의 신앙과 삶을 우리가 그대로 본받아야 하겠다. 그리하여 이 민족의 가슴에 화해와 일치의 민족 복음화의 불을 질러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 조국을 기필코 달성해야하겠다. 통일은 어떤 구호나 이론에 있는것이 아니라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안에 사는데 있다. 오늘 성모승전대축일은 우리에게 부활과 승전해방과 자유에 대한 신앙의 명령과 응답으로 화해와 일치의 근원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용광로처럼 뜨겁게 사는 사람들에게 약속된 영원천국의 초대장을 선사하고있다.
하늘에 오르신 성모여, 우리 민족을 위하여 빌으소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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