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무의탁 양로원 할아버지 한 분이 이시돌 목장 로터리에 늘 외로이 앉아 있곤 했다.
청소년들이 그 곁을 무심히 지나다니는 것을 보면서 중학교 임원수련 프로그램중에「할머니 할아버지 기쁘게 해드리기」상황 체험시간을 마련하였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등을 안마해 드리거나 노래방에서 재롱을 떨며 싱싱한 젊음을 선물한 그 체험을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감명깊어 했다.
『어제 우리 1학년 모두는 양로원을 찾아가 30분동안 봉사를 하였다. 명준이와 나는 연세가 66세인 할아버지를 찾아가 이것 저것을 물어 보았다. 그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오셨다고 하셨다. 아들도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단지 몸이 불편하시다는 이유만으로 이곳 이사돌 양로원에 오시게 되었다고 한다. 머리도 빗지 못하시는 이 할아버지께 우리는 노래를 불러드리고 큰 절 한번하고는 다시 젊음의 집에 돌아왔다. 난 우리 부모님을 서울에 있는 그 할아버지의 아들처럼 무의탁 노인들이 모여사는 양로원에 절대 보내지 않을 것이다.』반장인 성환이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대화를 하기위해 거동을 할 수 없는 할아버지가 누워계신 방으로 찾아 갔던 창훈이는 할아버지와의 만남 속에서 큰 교훈을 배웠다.
『그 할아버지는 입술암에 걸리셔서 말을 잘 할 수가 없었으나 청소년기는 중요한 시기라며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가난하여 학교에 다닐 수 없었으므로 공부할 기회를 놓친채 어느새 노인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래도 젊었을때 등너머로 책 읽기를 배워둔 덕분에 지금은 책을 읽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하셨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공부하라면 잔소리처럼 들렸는데 할아버지의 말씀은 왠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켰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소외되고 버림받는 노인들을 보면서 청소년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고 한다. 부모를 살해하고 부모를 때리는 문제 청소년들이 생기는 까닭은 왜일까?
현재의 청소년들이 어른이 될 때 지금의 어른들은 노인이 될 것이다. 사랑받으려면 사랑해야 한다. 따라서 효도를 받으려면 먼저 효도하는 모습을 삶속에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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