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복만큼 자연과의 합일을 드러내는 의상이 없을 것입니다. 배래선 치마선 버선코까지 그 각각의 모습은 한국의 자연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드레스거리에서 이화옷방이라는 한복집을 경영하고 있는 이효재(레지나ㆍ명동본당ㆍ38)씨. 그는 30대로서는 드물게 한복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영향도 있지만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다 폭넓게 인식시키코자 하는 생각으로 한복연구에 뛰어든 이효재씨는『한복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와 풍류가 담긴 옷』이라고 그 매력을 들려줬다.
『저고리의 배래선은 초가지붕과 노년기의 산봉우리를 표현한 것이고 저고리에서 치마로 흐르는 앞선은 기암절벽에서 볼 수 있는 절묘한 미를 드러냅니다. 버선코는 처마끝 기와지붕을 생각나게 합니다』
흔히 일찍 남편을 잃은 미망인들이나 만드는 것으로 연상되던 한복은 이제 옷을 만드는 기능인과 상담인이 구분될 정도로 세분화돼 있다. 전문대에서 한복학과가 생겨날 만큼 전문적인 연구가 활발해 지고 있는 추세라고. 이씨는 이러한 경향이 자신과 같은 후배 한복인을 많이 배출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한복코디네이터로 일을 하려면 옷을 입는 시간 장소 분위기를 고려, 각 개인에게 맞는 색 형태 무늬를 지정하는 등 전체적인 조화를 맞추어야 하기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그 와중에서 신자들을 만나는 경우, 특히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신부를 만났을때 성당 분위기에 맞도록 의상을 조언해 줄 수 있어『매우 신이난다』고 그는 얘기했다.
이씨는 또한 한복의 저변확대와 더불어 한복형식의 제의를 만들어 보급시키는 것이 꿈이다.
지난해 11월 서구 의상에 밀려나는 한복의 전통을 고회안에서 찾아보는「우리옷 제의 발표회」를 열기도 했던 이씨는 한복인으로서 봉헌된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표현이라고 그에대한 배경을 덧붙였다.
주말에 결혼하는 신랑신부를 챙기다보면 주일을 어기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고. 그는 그렇게 하느님과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가난한 시골본당에 복사옷등을 만들어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현재 모 수도원에서 의뢰한 평상수도복을 한복형태로 디자인작업 하고 있다.
그는 명절이 됐을때 한국의 모든 신부님들이 한복 제의를 입고 한국적 모양의 감실앞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기를 큰 희망으로 삼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하는 즐거움으로 매일 매일을 지내고 있다는 그는 또한 한복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되고 친근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한복대여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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