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에 대한 관심은 종종 가장 큰, 직접적인 종교적 동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단테의 「신곡(神曲)」은 인간의 선업과 악업의 결과인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줌으로써 정신적, 윤리적 진리를 규명함과 동시에 인간 의지의 중요성과 신의 섭리를 함께 증언한다.
그리스도교 정신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쓰여진 「신곡」은 다른 「고전」들과 함께 전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그 풍요한 정신적 양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문학을 통해 가톨릭 정신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세계 문학사에서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호메로스와 베르질리우스의 화려한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시정신을 전함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는 그는 중세와 근대의 갈림길에서 유럽의 문화가 새로운 기운을 찾아 몸부림칠 당시 인간 내면세계의 적나라한 양상과 신의 섭리를 대비시킨 신곡으로 가톨릭문학의 지평을 확립한 것이다.
천국과 지옥, 연옥이라는 세편의 서사시로 이루어진 신곡은 특히 당시 일반적인 경향과는 달리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어 방언으로 쓰여졌다. 이는 개개 독립된 민족문화의 기틀을 확립하고 나아가 일반 대중까지도 이해시키고 구원하려는 의지를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환상적 구조와 내용을 지니지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독특한 생동감을 지닌다. 주제자체의 중후함과 시적 언어,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신곡은 진지한 독서를 요한다. 감각적인 글들이 난무하는 오늘날에도 고전의 가치는 여전히 살아있고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다.
특히 「신곡」은 그 장중한 시어, 그리스도교의 엄청난 정신적 유산을 집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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