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효성여자고등학교(교장=신상갑, 교목=박덕수 신부)는 요즘 종래 교사중심의 수업관행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수업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교적 단순한 사회구조를 가진 지난 시대에는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들에게 교사 취향의 교수법이나 일방적인 지식 주입이 주효했으나 다양함을 특징으로 하는 오늘날 이 같은 수업방식은 효율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선진화」작업의 일환으로 시도되는 수업방법 개발은 구체적으로 학습자료 제작을 위한 연 2회의 교사연수부터 시작해 OHP(overhead projector)학습자료 제작, 이를 사용한 연구교사 공개수업과 수업장면의 녹화 시청을 통한 교수법 수정 보완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학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학과 지도 모습을 모니터하고 참관 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눈높이 」교육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수업방법 개발은 교육의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고 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더불어 지적 능력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지난해 효성여고 졸업생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73%를 웃돌고 있다. 전국 평균이나 대구지역 평균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높은 진학률을 자랑하는 효성여고가 교사들의 능동적인 수업방법 개발을 통해 가져올 올해 진학률은 사뭇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이렇듯 효성여고도 시대의 조류에 따라 학생들의 진학률을 등한시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가톨릭의 주인정신에 입각한 인재양성」이라는 교육이념에 따라 여성교육에 많은 시간 할애와 교사들의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우선 하루의 시작을 「묵상기도 조회」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풀어가는 효성여고는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묵상거리를 제공하고 보람 있는 한 주일이 되도록 지도하며 때로는 성경구절을 소개, 종교적인 심성을 키우기도 한다.
이 밖에도 환경조성에 중점을 두고 여유 있는 휴식공간 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효성여고는 최근 잔디가 깔린 오솔길을 조성, 「사색의 길」이라 이름 짓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방과후 학생들이 즐겨 찾는 「학교의 명소」로 가꾸어 가고 있다. 앞으로는 인공폭포도 들어설 예정이라는 노대수 교감은 「학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인위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연에 동화되며 스스로를 정화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학교측의 노력이 환경조성 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학교측은 매년 1학년 전원을 거친 수련원에 입소시켜 자아개념과 가치관 확립을 주제로 한 공동체 생활을 체험케 한다.
또 교목실과 협의 하에 재단의 건학 이념과 부합되는 종교교육이 병행되고 있음은 물론이고 종교영화 상영이나 대 축일, 성모의 밤 행사, 월례미사 등을 통해 신자들은 더 깊은 신심을, 비신자 학생들에게는 「가톨릭의 맛」을 전하며 직간접 선교의 장으로 학교를 이끌고 있다. 졸업생 중 유난히 많은 수도자가 배출되고 있음은 효성여고의 종교 교육과 행사가 큰 밑받침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노대수 교감은 자랑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효성여고가 자랑하는 것은 「바른 삶 가꾸기 운동」의 정착이다.
90년 2학기부터 시작한 효성여고의 환경보호 활동은 학급별로 5개의 수거함을 마련해 폐휴지 캔 플라스틱류 우유팩 기타 쓰레기로 각각 분리해 모으는 것, 여기다 가정에서 모아온 재활용품까지 합쳐져 자원재생공사에 직접 매각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일간지에 수개 되기도 한 효성여고의 환경보호 운동은 폐식용유를 이용할 저공해 비누 만들기도 병행되고 있으며 매년 수천 개의 저공해 비누가 생산 분배 판매되고 있다.
학생들은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매년 양로원 재활원 등을 찾아 성금 등을 전달하고 이들의 말벗이 되어 하루를 산다. 책에서만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하는 사랑을 배우고 있는 것 이다.
1949년 8월 3일 암담한 시대적 여건 속에서 「어둠을 깨치는」심정으로 여성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한 교회의 혜안으로 문을 연 효성여고는 올해 2월 43회 졸업생을 배출 약 2만 명의 동문을 자랑한다. 이들은 대학과 사회 혹은 가정이나 교회에서 제 몫을 다하며 모교를 빛내고 있다.
온유 겸손 인내를 교훈으로 하는 효성여고는 오늘도 인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성덕과 위업을 본받아 한국의 참되고 올바른 여성을 양성하기 위해 스승과 제자 학부형이 삼위일체 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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