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치고 안중근 의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의 사상과 행적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짧지만 열정적인 삶, 애국의 충정과 깊은 신앙을 한몸에 지녔던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소설로 재구성, 「안중근, 그날 춤을 추리라」(전2권, 둥지 발행)를 펴낸 송원희(마리아)씨는 소설을 쓰면서 우리 자신에 대한 자책을 느꼈다고 말한다.
『올해는 광복 50주년이자 안의사 탄신 1백16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서적들이 서양과, 특히 일본에서까지 활발하게 발간됐는데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하는 반성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민족의 영웅에 대해 왜 이렇게까지 무관심한가 하는 자책』에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소재로 할 때 사료와 증언을 수집하는 일은 종종 글을 쓰는 일보다도 오히려 지난한 작업일 경우가 많다.
「안중근 그날 춤을 추리라」역시 기본적인 자료를 취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토오의 암살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료들은 대부분 단편적인 기록뿐이었지요. 안의사의 사상과 성품, 특히 신앙에 대한 관련 자료를 거의 전무해 어려움을 겪었어요』.
당시의 국제정세와 사회상황 등 기본적인 자료부터 독파하기 시작한 저자는 40여권의 참고문헌을 읽었다. 그리고 2년여에 걸쳐 안의사의 행적을 더듬어 중국의 연변, 하얼빈, 여순, 러시아의 연해주, 중앙아시아, 페테르부르크 등지를 답사하며 현장의 체취와 흔적을 찾아다녔다.
「안중근 그날 춤을 추리라」은 이렇게 어렵사리 채집한 사료들과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총동원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문학은 역사를 능가할 수 있는 초월적, 절대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작가의 의무를 수반한다』며 『역사가가 해낼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안중근은 이 소설안에서 투철한 애국지사인 동시에 깊고도 진보적인 신앙을 지닌 인물로 드러난다. 저자는 안의사의 거사는 국권회복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에 투신하고자 한 그의 당연한 행동이며 이는 그지없이 순수하고 곧은 성품과 깊은 신앙심의 발로로 파악하고 있다.
안중근의 사상과 행적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가적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객관적 사료를 충실하게 바탕으로 삼고 있는 이 소설은 안중근 연구의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역사적 탐구에 그치지 않고 민족적 영웅으로서의 그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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