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자퇴를 하겠대요. 이제 고2 남학생인데. 이유는 말하지 않아요. 학교다니기가 싫대요. 어떤 설득도 협박도 안 통해요. 좀 도와 주세요』
이런 연유로 영식이는 무스를 바른 짧은 헤어스타일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복장을 하고 좀 어두운 얼굴로 나타났다.
『왜 학교에 다니기 싫지?』『그냥요!』『네 꿈은 무엇이니?』『없어요』
늘 바쁜 젊음의 집에서 영식이는 학교 수업대신에 약방에 감초처럼 모든 봉사활동에 동반되었다. 설겆이, 전화받기, 이불 옮기기, 강당청소, 학교에 텐트 돌려주는 곳에 따라가기 등등.
『어머, 영식이 너무 잘한다』『고맙다. 네 덕분에 청소가 금방 끝났네』. 최신 가요가 중앙 앰프에서 흘러 나오자, 신나게 따라 불렀다. 『어쩜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니? 가수 같다』『저는 거의 모든 노래를 다 불러요. 노래방에 자주 가거든요』영식이는 얼굴의 그늘을 지우고 환히 웃었다. 그리고 스스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저는 큰 아들이예요. 교사인 아버지의 큰 기대를 받으며 성장해 왔어요. 그런데 중3때 친구들을 잘못 만나 어울려 다니다보니 연합고사에서 떨어져 시골에 있는 종합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어요』
그 이후부터 대학생인 예쁜 누나와 공부잘하는 동생앞에서「문제아」취급을 당하는 것 같다. 아버지의 신뢰도 잃었고 대학에 입학할 자신도 없었다. 왜 학교에 다니는지 몰랐다.
2학기를 맞아 학교로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 때문에 걱정하는 선생님을 만났다. 제주도에만 해도 현재 수학가능한 중고생 1천여명이 자퇴를 하였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현재 사회 구석구석에서 방황하는 별들이 얼마나 많을까?
방황하는 별들은「우열」경쟁이 아니라 자기의 독특한「존재」자체로 인정받는 교육환경을 원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를 이탈하고 싶을때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쉼터」마련도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영식이처럼 방황하는 별들에 필요한 것은 기쁨이다. 어떤 위대한 이상을 위해 헌신하는데서 오는 기쁨이다. 뚜렷한 삶의 목표-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청소년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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