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를 보면 부(富)는 선이고 가난은 악(?)입니다. 따라서 열심히 벌어서 부를 누리면서 잘 사는 것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이며 사람이 게을러서 일을 안 해 가난하게 사는 것은 하느님 보시기에도 정말 나쁜 일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또 말하기를 부자로 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재물 때문에 자신에게 불행을 불러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가난하게 사는 것입니다. 사치와 향락에 빠지지 않아야 하며 재물에 자신이 묶여 지지 않아야 합니다. 있거나 없거나 재물에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는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가난할 때 하늘나라는 열리기 때문입니다.
아모스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은 이미 마지막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멸망의 길은 되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지도자부터 썩고 타락하여 탐욕에 눈이 어두웠으며 사치와 낭비로서 국민생활은 전체적으로 망조가 들고 있었습니다. 예언자가 등장하여 올바른 길을 재촉했지만 아무도 올바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망할 사람은 어차피 망하며 망할 나라도 어차피 망합니다. 피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이 망하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흥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잘되는 나라도 마찬가집니다.? 그들은 어떻게 해도 흥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또 흥하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참으로 잘 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잘산다는 것은 돈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았던 것은 오히려 우리를?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지만 그러나 그러한 것에 탐닉하다 보면 무엇이 더 소중하고 올바른 것인지 눈이 닫혀 못 보게 됩니다. 귀가 닫혀 못 듣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잘 먹으면서도?불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온 부자는 날마다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결국 어떻게 불행하게 되었는지를 아주 극적으로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살 복음내용만 가지고는 부자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모릅니다. 도둑질했다는 문구도 없고 또 누구에게 해를 끼치거나 부정을 저질렀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지옥에 빠져서 물 한 방울도 축일 수 없는 비참한 신세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욥기에 나오는 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참으로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늘 호사롭게 먹고 마시고 지냈다는 이유 때문에 불행하게 되어 모든 자식과 재산을 몽땅 잃게 됩니다. 물론 나중에 다시 찾았지만 그가 사탄의 장난에 고생한 얘기는 참으로 비참했습니다.
세상에서 복을 누린다고 행세 꽤나 했던 자들은 결국 불행합니다. 그들이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기 때문입니다. 복은 말 그대로 「복」입니다. 그런데 왜 복이 불행으로 연결이 되느냐? 그것은 세상이 말하는 복은 참된 복을 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래서 잘 먹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유명한 산상설교에 보면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고 그리고 박해받는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차지한다고?선언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웃는 사람들과 배부른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단언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가난할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슬퍼할 줄 알아야 하며 또 억울하게 여겨져도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는 상품의 광고가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순간의 삶이 영원을 좌우합니다. 기껏해야 70년이고 근력이 좋아야 80년인데 우리는 그래서 무엇이 더 올바르고 소중한지 좀 찾아봐야 하며 무슨 삶이 더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지 고생도 좀 해봐야 합니다. 재물에 묶여 인생을 헛되게 낭비해서는 안됩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흥청거리고 너무 분수를 모릅니다. 오렌지족이니 야타족이니 하는 말 자체가 혐오스럽지만 젊은이들은 비뚤어진 가치관이 병든 우리의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총체적으로 썩었다는 말이 있는데 배금사상이 사회 전반에 암처럼 번져 있습니다.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벌되 늘 가난한 마음을 갖도록 합시다. 가난한 마음이 없다면 그 재산은 정말 불행의 씨앗입니다. 돈과 재물은 선이고 복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참된 복으로 연결이 되기 위해서는 가난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가난은 주님의 자리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주님의 복이 영원히 살아있게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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