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1월 11일은 한국교회 역사상 매우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김남수 주교 등 한국교회 주교들에 의해 외방성교회 네 명의 사제가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에 파견, 해외선교의 첫 테이프를 끊었기 때문이다. 명실공히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의 대변신을 가져온 파푸아뉴기니 선교사 파견은 계속해서 전주교구 선교사제 파견(남미 84년) 성베네딕또회 수사파견 (필리핀 82년) 포교성베네딕또 수녀회 의료수녀 파견(케냐 84년) 등으로 이어졌다. 네 명의 사제로 시작된 해외선교는 현재 50여 개국에서 1백80여명의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수도회들을 중심으로 선교지역과 대상이 다양한 추세를 보이고 있고 그 활동도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10월 전교의 달을 맞아 한국교회의 해외선교현황을 살펴본다.
■ 해외선교 진출과정 현황
파푸아뉴기니에 전격적으로 선교사제를 파견하기에 앞서 한국교회가 해외선교에 참여하게 된 것은 북미(캐나다 미국 독일 일본 등 국외)에 살고 있는 교포들을 사목하는데서 비롯됐다. 이 교포 사목은 현재 이주 사목의 하나로 본궤도에 오른 상태.
1975년 한국 천주교 춘계 주교회의를 통해 한국 외방 선교회 설립안이 가결되면서 한국교회 방인선교회 창립되는 결과를 보인 한국교회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외선교의 가시적인 분출을 이루기 시작했고 84년 천주교전래 2백주년 행사를 계기로 봇물을 터뜨린다.
89년 4월 1일자 교황청 전교원조회 현황을 보면 교국 수도회 등 25개 단체에서 1백16명의 선교사들이 31개국에 파견돼 해외선교를 시작한지 10년이 채 안된 상태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대북선교 바람을 타고 중국 러시아 등 공산국가들을 비롯 전통그리스도교국가들인 서구 유럽에도 복지분야 등을 통해 활발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해외선교에 나서고 있는 여자수도회들 중 과반수 이상이 90년대 들어 남미 아시아 유럽지역으로 진출, 나누는 교회로의 모습을 시도하고 있다.
교황청 전교원조회 한국지부에 따르면 94년 3월 현재 해외에 파견된 한국인 선교사들은 교구 수도회 선교회 평신도들을 합쳐 총 43개 단체가 53개 나라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인원수는 1백82명, 89년과 비교할 때 18개국이 늘었고 선교사수는 67명이 증가했다.
이중 28개 수녀회에서 35개국으로 1백38명을 진출시켜 전체 선교사수의 과반 수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을 보였다. 남자수도회는 8개 수도회에서 12개 나라에 28명의 선교사들을 파견시켰다.
그러나 94년 전반기 해외에 진출했거나 파악되지 않은 숫자까지 합칠 경우 해외 파견 한국인 선교사 숫자와 진출 국가는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륙별 선교현황을 보면 아프리카에 17개 단체가 진출 수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 다음이 아시아이다. 나라별로 가장 많은 단체가 파견된 곳은 10개 수도회가 진출한 대만이며 미국 필리핀에도 상대적으로 수도회 진출의 비중이 큰 곳이다.
특히 대만은 90년 92년 사이에 급속한 진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당수의 수도회가 중국선교를 겨냥 대만을 그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 수도회 활동
해외에 선교사를 파견한 수녀회중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꼬수녀회 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 등이 10개 지역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고 경로수녀회가 8개국에 선교사들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의 활발한 해외진출은 국세수도회라는 수도회 특성이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자수도회들이 세계 각 지역에서 봉사하고 있는 분야는 17개 여종 본당사목 빈민선교 원주민 사모 의료 활동 유아원활동 양로사업 등을 비롯하여 은퇴한 노사제들을 위한 봉사 사회홍보 사도직 생활 나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인 수도자로서 선교업무를 맡아하고 있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가 많은 대륙에서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선교 빈민사목 등이 이루어지고 있고 유럽 등지에서는 기존의 교회활동을 돕거나 양로원등 복지시설을 돕는 형태로 활동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예수회 사랑의 선교수사회 등 남자수도회 및 선교회의 경우 본당사목빈민선교원주민선교와 성지보호 에이즈환자 마약중독자 돌보기 피정의 집 운영까지 10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살레지오회나 성바오로회의 경우 수도회 카리스마에 맞게 남아프리카 수단 나이지리아에서 각각 신학교교육 공업기술교육 출판선교분야 활동을 하고 있다.
■ 교구. 평신도활동
또한 각 교구 상황을 보면 전주교구가 페루에 보면 전주교구가 페루에 피데이 도눔(Fidei-Donum) 선교자를 파견한 이래 87년 마산교구가 에콰도르에 사제를 보냈고 89년 서울과 안동교구가 프랑스교회에 선교사제를 파견시켰다. 서울은 프랑스에 이어 94년 러시아에도 사제를 파견한 상태 대구교구도 91년 러시아에 사제를 보냄으로써 해외 선교의 문을 열었다.
피데이도눔은 교황 삐오 12세가 1957년 발표한 칙서로 비교적 성직자 수급이 용이한 교구가 아주 어려운 교구를 지원 지구촌 안에서 골고루 성직자를 배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서울 대구 마산 안동 전주 외에도 청주교구가 시리아에 교구사제를 파견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주로 본당사목이고 시리아의 경우 교황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다.
한국교회 해외선교의 또 다른 고무적 모습은 90년 필리핀을 필두로 파견되기 시작한 평신도 선교자들이다. 성골롬반회방선교회에 의해 양성 해외로 보내진 평신도선교사들은 현재 필리핀 대만 피지 등에 보내져 지역교회 활동을 돕고 있는데 필리핀에 6명의 선교사가 활동하고 있고 대만에는 2명의 선교사가 복음전파를 위해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 전망
해외선교 관련자들은 앞으로 한국교회의 해외선교 양상은 더욱 활발하게 전개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소자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한국교회는 풍부한 성소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방선교회의 정두영 신부는 「이러한 성소자 풍족 현상은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교회를 지향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히고 「선교가 활발하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만큼 한국교회로서도 영성과 복음적 정신이 심오해 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의 해외선교 모습을 낙관적으로 피력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보다 구체적이고 알찬 해외선교 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숙고해야 할 것으로 관련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선교자들이 파견에 앞서 그 지역에 대한 준비를 갖출 수 있도록 해외전교센터 등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는 교구 수도회별로 선교사를 보내는 실정인데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1~2년 과정의 해외선교 교육이 집중적으로 마련될 수 있는 센터가 세워진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선교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리아전교자의 프란치스교회 관구장 김현숙 수녀는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선교정신은 선교지역 주민들과 함께 살고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면서 그들안에 계신 선교의 첫째가치라고 볼 때 그러기 위해서는 파견 전에 그 지역에 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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