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 들면서 연평균복음화율 즉 연간신자 증가 총수가 거의 답보상태를 나타내고 있어 선교 사목 정책의 총체적인 점검이 요청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기 연도별 신자 총수를 살펴보면 90년도 2백75만6백7명, 91년도 2백92만3천3백86명, 92년도 3백6만6천7백33명, 93년도 3백20만9천4백94명, 94년도 3백33만8천9백18명으로 집계됐다.
1980년대 말인 1990년을 기준으로 매년 신자 증가 총수를 보면 91년에 17만2천7백79명, 92년에 14만3천3백47명, 93년에 14만2천7백61명, 94년에 12만8천9백41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도에 들면서 이같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복음화율은 1980년대 연평균 신자 증가율 7.69%에 절반 가까운 수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즉 1990년들면서 한국 천주교회의 복음화 여력이 선교의 절정기를 맞았던 1980년대의 절반 몫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이 수치상으로 증명됨에 따라 교회당국은 물론 각 본당 공동체와 신심 단체에서 「선교전략」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음화 운동은 교회의 내적 쇄신과 맞물려 있다. 복음화와 쇄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교회가 쇄신하지 않고서 복음화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복음화 문제와 관련해 교회가 내적인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쇄신해나가야 할 문제는 바로 「냉담자」와 「행불자」의 문제이다.
즉 냉담자와 행불자가 늘어나는 교회는 이미 침체된 교회이고, 침체된 교회는 활발한 복음화 운동을 기대할 수 없다.
교세 통계상에 집계된 냉담자와 행불자 총수는 1990년 64만1명, 91년 70만2천33명, 92년 75만8천3백37명, 93년 83만4천3백51명이다.
이는 1990년을 기준으로 91년부터 94년까지 4년 동안 냉담자와 행불자가 총 19만4천3백50명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94년 한해 신자증가 총수 12만8천9백41명보다 훨씬 상회하는 것은 물론 지난 4년간 신자 증가총수 58만8천3백11명중 33.0%의 손실을 가져온 것으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럼 복음화 운동을 활성화하고 냉담자, 행불자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할 대안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사목자와 신자들 모두가 선교 활동에 대한 「위기의식」을 깨달아야 한다. 「민족 복음화에 한국교회의 사활이 달려있다」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위에서부터냐」「밑에서부터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구성원 모든 계층에서부터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와야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이러한 복음화 운동에 관한 대책을 성직자와 평신도들의 몫으로 세분해 본다면 교회 지도자들에게 우선 현행 선교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기 위해 「선교 비상대책 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줄 것을 건의한다.
아울러 「선교 사목 정책위원회」와 같은 전문 상설연구 기관을 설립해 각 사안에 따른 적절한 선교 대책과 장기적인 선교 정책 및 교회 복음화 운동 방안을 제시, 홍보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평신도의 적극적인 선교활동 없이는 민족 복음화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평신도 스스로가 자각함과 아울러 교회 당국도 유능한 평신도 인재 양성을 위한 재원확보와 투자에 과감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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