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입소하는 날 버스가 젊음의 집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일제히 고개를 번쩍 들고 주변을 살핀 후 무엇인가를 가방 속으로 밀어 넣는다. 보나마나 그것은 만화책이다. 만화는 오늘 날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독서(?)책이다.
「제 딸들의 공부방에 밤새 불이 켜져 있길래 시험공부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간식을 들고 격려하려 들어갔더니 만화를 수북히 쌓아 놓고 읽고 있는 거예요」
사춘기 중고생 딸을 둔 엄마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중 예쁜 그림이 그려진 「화이트」라는 만화를 펼쳐보았어요. 성인만화였어요. 몇 장 넘기다 보니 낯간지런 그림이 너무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영화보다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예요. 우리 딸들은 순수하고 착한 줄만 알았는데 만화를 통해 알건 다 아는 것 같아요. 이런류의 범죄와 공포, 폭력과 저속한 사랑의 이야기들로 가득한 부도덕한 만화들이 우리 아이들의 인간관과 세계관을 오염시키지 않을까 걱정되요」
요즘 청소년들이 읽는 만화는 슬럼탱크, 드래곤 볼, 진짜사나이 등이 있다. 이중 남학생들이 즐겨본다는 불량만화 북두신권은 일본에서 제작되어 한일 만화연구학회에서 수입 제작한 것이다.
내용은 주인공이 최고의 권력자가 되기 위하여, 사랑하는 여인을 제외한 모든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하찮게 여겨 죽이며, 여자는 단지 남자의 필요에 의한 존재로 묘사된다.
이 만화를 읽고 난 몇 학생의 소감은 이랬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당연히 죽어야 돼요. 주인공이 잘한다고 생각해요」이런류의 불량만화들이 청소년들에게 생명경시 가치관을 갖게 할 수도 있다고 염려하는 것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그러나 좋은 만화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독서물이 될 수 있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청소년과 함께 만화를 읽고 좋은 점, 나쁜 점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비판력을 키워줄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녀들이 좋은 만화-창의력과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유우머가 있는 만화를 선택하여 읽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만화책을 읽게 되는 이유는 옆에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본당교리실에도 좋은 만화책을 비치해 놓아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만화환경을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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