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자신의 지난 잘못과 실수,미움들을 용서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화해의 밤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모두 떠난 대강당에서 덩치가 큰 고2 남학생이 「양심의 촛불」앞에서 장승처럼 앉아 울고 있었다.
『왜 울고 있니』『전 나쁜 놈 이예요. 아버지를 때렸어요』『아버지를?』『어느날 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술취한 아버지께서 밤중에 들어오시더니, 어머니와 말다툼을 시작 하셨어요. 잠시후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저는 괴로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럴때마다 늘 해왔듯이 귀를 틀어막았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매를 맞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해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말리러 갔는데 …』그 학생은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참다 못해 아버지를 때렸어요. 항상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가 미워요. 아버지를 용서할 수가 없어요』아무리 자신에게 생명을 주고 키워주신 분이지만 용서할 수가 없었던 그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은 깊은 밤의 어둠을 닮았다.
가정은 청소년들이 인간관계를 깊게 넓게 체험하며 성장하는 만남의 장이다. 엄마 아빠 언니 형 동생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헌신 용서 대화관심을 주고 받는 인격의 기초가 형성된다. 엄마 아빠의 잦은 부부싸움은 자녀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청소년들은 대개 「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화목한 가정」을 원한다.
가족간의 사랑을 금가게 하는 것은 상대방의 가슴을 아프게하는 잔인한 말과 생각없는 행동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미안해요!』라고 말하며「용서」를 청하는 자세이다. 「용서하고 용서를 받아들일 줄 아는 능력은 균형잡힌 인격의 표지」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므로 마음속 깊은 상처를 치유시키는 화해의 순간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용서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예수께서는「일곱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했을 것이다. 끝없이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른다면…!
그 학생은 한담후 아버지께 용서를 청하고 화해했다며, 편지끝에 다음과 같은 말을 적어 보내왔다. 「용서한다는 것은 영원히 잊어버린다는 뜻입니다」(돈보스꼬). 그말은 내가 학생에게 줬던 상본에 적힌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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