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 최고의 명문 천안 복자여자고등학교(교장=조정희 수녀)에는 전국에서 보기 드물게 보충수업이 없다.
1학년은 물론 입시경쟁에 시달려야 되는 고3까지도 보충수업이 없는 가운데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복자여고 출신들의 대학진학률이 타학교보다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월등히 높은 편이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오랜 계몽시간을 통해 보충수업을 폐지한 복자여고의 95년도 4년제 대학 진학률이 80%로 천안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높은 합격률을 기록해, 보충수업 폐지로 학업성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특히 올 여름방학에도 보충수업 대신에 2박3일 동안 고1, 고2 학생들이 인근 농촌과 병원, 양로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 복자여고의 교육풍토가 점차적으로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복자여고 조정희 교장수녀는 『교육의 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가톨릭학교들이 먼저 나서야 된다는 생각에서 보충수업을 폐지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학생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갖고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게 교육자의 역할 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복자여고의 학풍은 바로 학생들이 자율과 창조성을 갖고 학업은 물론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적극적이며 한국적인 여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복자여고는「참되고 부지런하자, 예모있고 명랑하자」란 교훈 아래 교육의 본질을 찾기위해 보충수업을 하지않고 창의력 개발학습, 특별활동, 봉사활동, 실험실습, 취미활동의 다양한 잠재능력 개발교육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껴 즐거운 학교 생활과 바른 인성교육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순교복자들의 순교정신을 설립이념으로 한국순교복자수녀원에서 설립한 이 학교는 2학년 학생들을 15-17명 단위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가정관리관에 입소시켜 예절교육을 실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마지막 날 학부형을 초대, 학생들과 함께 하는「행복의 시간」을 마련 가정교육의 보완과 가족애를 키워주고 있다.
복자여고는 또한 이 지역에서는 최초로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협동조합을 운영, 학생들에게 근검절약 하는 정신을 함양시키고 있다. 또 불우이웃 돕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나 환자, 지체부자유자, 시각 장애자, 고아원 등을 선정, 일구좌에 천원 보내기 운동을 전개, 전교생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이 학교의 교사들은『보충수업을 없애므로 생긴 시간을 교재연구에 할애할 수 있어 학생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갖게 됐다』며 학생교육에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복자여고가 10년 연속 도학력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렸고 올해에도 최우수상 1명, 장려상 2명이 탄생한 것도 교사들의 철저한 수업준비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태도로 일궈냈다는게 주위의 평이다.
조정희 교장수녀는『실력 향상과 더불어 여성으로서의 바른 가치관을 정립 우리 선조들의 미덕이었던 효성스런 자녀, 정숙한 아내, 자애로운 어머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교육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복자 출신들은 예의범절, 강인함, 자애심, 효성심 등이 몸에 배여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이러한 면에서「배부른 선비는 선비축에도 들수없다」는 말에 큰 동감을 갖고 교육 사도직에 임하고 있다. 청렴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긍지를 갖고 어려운 교육여건속에서도 학문탐구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있는 복자여고 교사들은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존경 받는 유지에 속한다.
불어 닥친 교육개혁 바람을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는 복자여고 교사들, 입시지옥으로 과다경쟁에 시달리는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 속에서도 의연히 교육의 본질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에 한국교육의 미래가 밝지않을까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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