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중독과도 같은 매력이 있어요. 연극의 ‘연’ 자도 몰랐던 제가 이제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답니다.”
정기공연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인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 연극클럽 연습실을 찾았다. 서울 명동 교구청 별관 6층 소성당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단원들은 서로의 대사와 동선을 꼼꼼히 맞춰보는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단원들은 지난 6월부터 매주 한 번씩 모여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에 매진해왔다.
오는 20~21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CY시어터에서 열릴 연극의 제목은 ‘에프터서비스’. 연극클럽을 지도하고 있는 변영국(토마스아퀴나스·52)씨가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연극클럽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극클럽은 지난 2011년 6월 제1회 정기공연을 가진 바 있다. 당시 200석 규모의 공연장이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객들이 계단에 앉아 연극을 관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극에 대한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연극이 막을 내리자 우렁찬 박수와 환호가 한참동안이나 이어졌다. 배우장을 맡고 있는 권오상(요한데데오·60)씨는 “관객들의 호응과 박수를 통해 짜릿한 성취감을 체험했다”며 “배우만이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성공적인 첫 공연을 통해 단원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연극이 가져다 준 장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연극클럽 최정순(사비나·61) 단장은 “연극에는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는 연극을 통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잠재돼 있던 상처들을 돌아보게 돼요. 나를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는 셈이죠.”
특히 단원들과의 호흡이 중요한 연극의 특성상 연습 분위기도 좋다. 연극을 준비하며 그동안 살아 온 얘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연습실은 언제나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단원들은 연극클럽 활동 이후 연극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김해영(율리안나·62)씨는 “연극공연을 관람할 때 예전과 달리 연극의 내용뿐만 아니라 극장 분위기, 소품, 동선 등을 꼼꼼히 따져보며 보게 된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지난 공연 당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연출가 변영국씨의 지도로 더 열심히 연구하고 연습했다. 많은 연습량 덕분에 대사를 까먹으면 당황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대사가 떠오르지 않으면 애드리브를 통해 위기를 모면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연출가 변씨가 갖고 있는 연극클럽에 대한 포부는 분명하다.
“클럽활동이 그저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머무르기보다 회당 1만 5,000원의 티켓값을 받아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실력 있는 극단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연극클럽의 목표입니다.”
연극클럽은 앞으로 재능기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단장 최정순씨는 “문화 혜택에서 소외되기 쉬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찾아가는 공연을 열 예정”이라며 “연극이 가진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리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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