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28일 역대 5위권에 해당하는 강풍과 70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제주특별자치도에는 8월 말 현재 피해신고 접수 7413건에 피해액 158억 3400만 원이 집계됐다.
■ 제주교구
밭작물 재배로 생계 꾸리는 시골지역은 모두 피해 입어
피해액 현재보다 더 커질 것
교회의 피해로는 한라봉 재배 신자 비율이 높은 조천본당 신자 피해가 11건 1억 5900만 원으로 가장 많다. 강풍으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파손되면서 재배 중인 한라봉이 떨어지는 등의 손실을 입었다.
이외에 농작물 피해로는 조천본당 김봉석(사도요한)씨가 13만㎡(약 3만 9500평) 규모의 땅콩과 콩 밭에 바닷물이 밀려 들어와 농사를 망친 금액이 1억 2000만 원이라고 신고해 제주교구 신자 개인으로는 최대의 피해자로 파악됐다.
허승조 신부(신창본당 주임 겸 용수성지 담당)는 “콩, 당근, 마늘, 감자 등 밭작물 재배로 생계를 꾸려가는 시골 본당 신자들은 전부 피해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며 “파손된 비닐하우스를 다시 세우고 모종을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농촌 본당 피해 신자들의 경우 피해 복구에 정신이 없어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당과 시설 피해로는 남원성당과 고산성당 천수공소 성당 꼭대기 십자가가 강풍에 날아갔고 용수성지 성김대건신부기념성당 입구 천장을 덮고 있는 타일도 반 이상 뜯겨졌으며 성지 잔디마당에 있던 야자수 등 아름드리 정원수 10여 그루가 뿌리 째 뽑혀 쓰러졌다.
제주교구는 3일 현재까지 성당과 기관 피해액 약 1500만 원, 신자 가정 42세대 피해액 약 4억 850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피해 상황 파악과 집계가 완료되면 피해액수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제주교구 용수성지 잔디마당에 있는 나무 10여 그루가 태풍에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는 모습.
▲ 제주교구 용수성지 성김대건신부기념성당 입구 천장 타일이 심하게 뜯겨져 있다.
■ 광주대교구
태풍 북상 지역이라 큰 피해
임동주교좌성당 지붕 파손 복구 비용 억대로 추산돼
태풍이 북상하는 진로에 위치한 광주대교구의 피해는 제주교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임동주교좌성당은 청동 재질로 만들어진 지붕 일부가 강풍에 날아갔으며 복구 비용이 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해남성당 차고지와 창고 문도 강풍에 파손됐고 특히 땅끝공소의 컨테이너 건물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부숴졌다. 완도, 구례성당은 사무실 입구 유리문과 전면 창, 예수 성심상 등이 파손돼 피해액이 1천만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산정동, 무안, 장흥성당 등은 강풍에 의해 지붕 기와나 슬레이트가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고 건물 지붕 손상에 폭우가 겹치면서 침수와 누수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해 긴급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광주가톨릭대학교도 강풍으로 도서관 옥상 환기창, 헨리관 입구 처마, 사제관 유리창, 수녀원 옥상 동판이 파손돼 피해액이 3000만 원을 넘어섰고 수목 200여 그루도 뿌리 째 뽑혔다. 해안지역과 섬지역 본당이 많은 광주대교구도 제주교구와 마찬가지로 신자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흑산, 완도본당의 전복 양식을 하던 신자들이 양식장이 망가지는 피해를 당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와 액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 광주 임동주교좌성당 지붕이 강풍에 뜯겨진 모습. 복구 비용이 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전주교구
전주교구는 가톨릭센터 마당에 있던 나무가 쓰러지면서 근처 차량 2대가 파손됐고 팔복동성당 식당 지붕이 날아가 주차돼 있던 차량 4대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제주교구와 광주대교구보다는 피해가 경미했지만 팔복동본당 신자가 차량 파손 피해를 수습하다 날아온 금속판에 머리를 찢겨 입원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 전주 가톨릭센터에서 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주차돼 있던 차량이 파손됐다.
■ 청주교구
내륙지방인 청주교구도 내덕동주교좌성당 축대가 무너지면서 그 밑의 가정집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피해를 조사 중이며 다행히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피해 복구 노력 이어져
교구 차원의 대처·구호 줄이어
광주대교구, 2차 헌금 시행 결정
전주·제주교구, 피해 파악에 총력
피해 복구와 회복을 위한 각 교구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대교구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9일(연중 제23주일) 2차 헌금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교구 내 본당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재해 현황에 대해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회장 임영배 신부)에서 피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주교구 사회사목국(국장 남종기 신부)도 피해 지역과 규모를 파악 중이며 공문을 통해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상황이 어려운 가정을 추천해 9일까지 사회사목국으로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교구 사무처(처장 윤성남 신부)도 교구 내 각 본당과 시설에 공문을 보내 피해 상황을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
▲ 전주교구 카리타스 봉사단원이 치명자산에서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