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의 임무는 함께 사는 신부님들이 좋은 생각을 갖고 살 수 있도록 격려하고, 교구장 주교님을 대신해 신부님들 사이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수원교구 용인대리구장 김봉학 신부를 만났다. 김 신부는 신부들을 아우르는 연결고리가 되겠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신부들과 뜻을 같이 두는 ‘함께하는 사목’을 통해, 이들의 사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대리구장의 역할이라는 것.
용인대리구는 관할 지역이 넓고, 수도회와 복지시설 등이 많으며, 도시와 농촌이 혼재하는 등 다양한 사목 방향을 지닌 대리구다. 대리구 내 거주하는 원로사목자도 많다. 이는 그만큼 김 신부가 살펴야할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리구 안의 다양한 사목 분야를 잇는 중간 역할이 되고자 합니다. 이것이 저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신부님들과 많이 만나야지요.”
대리구에는 단내성가정·어농·은이·골배마실성지 등 성지도 많다. 성지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김 신부에게 놓인 과제 중 하나다.
“대리구에는 많은 성지가 있지요. 이를 바탕으로 전임자이신 김학렬 신부님이 추진해온 뜻을 이어받아 순교 신심을 세우고, 성지 개발과 발전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김 신부는 대리구장 부임 전 본당 사목은 물론 교구 내 학교인 안법고·효명고 교장 등 25년 간 교육계에서 사목한 바 있다. 김 신부는 청소년들의 신앙적 갈증을 풀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가정 내 신앙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소년들은 아직까지 신앙적 가치관이 미흡한 상태이기에 가정 안에서부터 신앙심의 체계를 다져나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가정 안에서부터 신앙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부모들이 먼저 신앙생활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근본적인 신앙의 자세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김 신부는 부모가 먼저 ‘기도하라’고 당부했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신앙생활을 체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이러한 가정 내 신앙운동을 대리구-본당에 접목시켜나가고자 한다.
“부모가 먼저 기도하면 자연스레 청소년 자녀도 따라 가게 됩니다. 이를 대리구 전체로 확산시켜 보면 어떨까 합니다. 대리구는 본당 및 성지 등 신앙교육을 위한 여건도 잘 마련돼 있습니다. 더불어 대리구 내 좋은 뜻을 가진 성소 지망생을 찾는데도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김 신부가 보는 신앙의 자세는 마음속에 새겨둔 성구에서 더욱 확고해진다. 김 신부는 예레미야서 17장 7~8절을 통해 신앙인에게 필요한 주님을 향한 무한한 신뢰를 이야기 했다.
“이 내용에서 주님은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차이를 일깨워주십니다.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에 대해 말씀하시지요. 신앙인들이 주님을 떠나 쉽게 사는 것 같지만, 자칫 잘못하면 황폐한 사막에 있는 것 같이 무미건조한 삶을 살게 되기도 합니다. 이는 신앙 안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즐거움도 찾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대리구장으로서 첫 발걸음을 뗀 김 신부. 인터뷰를 마치며 김 신부는 함께 살아갈 신부들과 신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내어주는 삶, 기도하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또한 예수님의 기본정신은 나눔에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바, 조그만 것이라도 서로 나누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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