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북한을 점령하였던 소련의 후원 하에서 탄생하였다. 사회주의자 혁명가들인 김일성 그룹이 북한에서 1945년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할때까지의 5년동안에 이룬 국가건설의 경험은 소련의 경험을 충실히 본딴 것이었다. 김일성 그룹의 어떠한 전략인 행위나 주요정책은 예외없이 북한에 대한 소련의 전략적, 경제적인 목표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소련에 의해 지도되고 감독된 것이 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소련의 영향은 북한의 국가형성자들의 행동 범위를 제한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사실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였다. 소련의 사회주의국가 건설의 경험위에 바탕을 둔 소련의 지도와 원조는 북한의 국가 형성에 바로 이용될 수 있는 모델을 제공 하였고 소련 점령군은 소련식 모델이 북한에서 적용되어 시행되는 과정을 보장해 주었다. 그러나 유리한 구조하에서 김일성 그룹은 비교적 쉽게 위에서 이야기한 세가지 능력을 획득한 것이다.
특히 한국전쟁을 통해 남북한의 국가형성자들은 비로소 자신의 통치영역이 각각 남한과 북한이라는 현실적인 인식을 하게 되었고 추후에 계속하여 통일을 지상의 과업이라고 외쳤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통치 영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북한은 미국을『철천지 원수』로 여기게 되었으며「미국과의 대결」이라는 족쇄는 북한으로 하여금 고립된 자립경제 추구로 나아가게끔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북한을 자본주의 세계로부터 격리시켜 과학기술의 발전과 자본의 도입을 막았다. 이는 중앙계획경제의 본질적인 한계점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북한경제의 실패를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0년대 말까지를 살펴볼때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지고 대외 관계에서 부정적인 압력이 커질때 국내적으로는 1인 독재 군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환경으로 부터 오는 영향을 극소화하면서 고립적이고 대결적인 정치 경제정책을 취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 들어와서「코페르쿠스」적인 대전환을 하게된다.
이후 북한은 대외관계에서의 압력이 커지고 긴장이 커질때 고립적이고 대결적인 대북정책을 썼던 기존의 태도를 버리고 라진 선봉 자유경제 무역지대, 신무역체계, 무역제일주의 그리고 제네바 북미합의로 상징되는 적극적인 대외 협력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북한이 그동안 경제적으로 실패한 까닭은 무엇보다도 (1) 중앙계획경제의 폐해 (2) 유일체제가 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 그리고 (3) 불리한 국제환경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처음부터 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한 이상 중앙계획경제는 북한 지도부가 쉽게 바꿀수 있는 그러한 것은 아니었고 또 유일 체제라는 것도 정치가의 입장에서 보면 권력유지를 위해 쉽게 바꿀 수 있는 그러한 것이 아니었다. 이러한 요인들은「정치선택 차원의 문제」가 아닌「체제유지 차원의 문제」들이어서 북한 지도부가 바꾸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대미, 대일관계개선과 라진 선봉 경제특구 창설로 상징되는 적극적 대외협력추구의 정책이 얼마만큼 빨리 구체적 성과를 맺어 얼마만큼 빨리 대외협력추구파들에게 정치적 힘을 실어줄 것인가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어떠한 돌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한 북한은 몇년내로 당장 붕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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