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죽음」은 인간 실존의 가장 기본적인 주제이고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던져지는 질문이다. 그것은 종교의 차원을 떠나서도 보편성을 지니는 물음이지만 특히 영원한 존재와의 만남을 회구하는 종교인들에게는 더욱 현실감을 갖는 문제이다.
매년 11월이면 맞는 위령성월은 죽음과 삶의 문제를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교회 안에서 펴낸 책들중에서 죽음과 그 의미를 깊이 묵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을 선별해 봤다.
그리스도교의 죽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이미 부활신앙에 대한 믿음에서 제시된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최근 효성가톨릭대학 김정우 신부가 펴낸「죽음의 이해」(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 영성신학연구소 발행)는 타종교에서 말하는 죽음의 문제를 비교, 설명하면서 신자들이 쉽게 죽음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럼으로써 죽음이 단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분리될 수 없는 삶의 일부임을 제시한다. 지난 82년에 발간된「죽음, 오늘의 그리스도교적 죽음 이해」는 신앙과 비신앙의 관점에서 죽음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연옥에 대한 교의는 위령성월의 의미를 더해준다. 「연옥」(가톨릭출판사 발행)은 내세정화의 현실을 교회 교도직, 성서와 성전(聖典)에 근거해 제시하고 그 본질과 연옥 영혼을 돕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연옥 실화」(가톨릭출판사)는 연옥과 관련된 고금의 이야기와 격언들을 모았다. 풍부한 사례로 연옥의 존재, 연옥의 기쁨과 고통, 위로에 대해 설명한다.
죽음을 맞는 이들을 위해, 그리고 연옥에 머무는 영혼들을 위로하는 기도인「성교예규」(가톨릭출판사 발행)는 포켓판으로도 나와있고 국악반주를 곁들인 연도 테이프도 함께 판매된다.
죽음에 대한 묵상서로 한손에 들어오는 60여쪽 내외의 작은 분량으로 펴낸「사말 (四末)의 노래」(윤형중신부 지음)도 추천할 만하다. 짤막한 시조형식의 총 1백20개 시구로 묶은 이 책은 경향잡지에 연재되던 것으로 1953년 초판을 발행한 고문서(?)이다.
하지만 죽음이 남의 이야기인 듯 허망한 현실적 이재에만 매달리는 세인들에게 대한 해학과 풍자를 비롯해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자세에 대한 조언은「죽음과의 만남」(우진 출판사 발행), 「죽는 이와 남는 이를 위하여」(우진출판사 발행), 「죽음이 마지막 말은 아니다」(성바오로 발행)에서 찾을 수 있다.
「죽는 이와…」는 저술 당시 75세의 나이로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이 맞는 죽음을 곁에서 함께 지켜본 체험을 통해 죽음을 거부하고 벗어나려는 마음을 극복하고 죽음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생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자 한다.「죽음이 마지막…」는 인간 삶에 있어 죽음이 결코 마지막 말은 아니라는 성서의 근본적 결론을 제시한다.
「죽음 그 영원한 시작」(우진출판사 발행)은 부모와 남편을 몇달간격으로 모두 보내면서 터득한 지혜와 평화, 신앙을 적고 있다.
죽음의 준비는 누구에게나 절실한 것이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열가지 일」(우진출판사 발행)은 죽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보다 충실한 삶을 위해 필요한 열가지 항목을 제시한다. 즐겁게, 깊이있게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살아가며 현실너머의 공간을 찾으며 자신을 존중하는 삶은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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