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30만 평신도들이 자신이 처한 각자의 위치에서 신앙인으로서의 제위치를 지켰더라면 최근의 엄청난 부정과 부패는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평신도들의 책임이 무겁습니다』
제28회 평신도 주일을 맞아 한국평협 이관진(베드로) 회장은 지난 4년간 「도덕성회복운동」을 펼쳐온 주창자로서 상상을 초월하는 부패 사건에 대해 우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이런 사태가 벌어지도록 제구실을 못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도 없고 도덕도 없는 세상, 기회만 있으면 부정부패와 손을 잡고 자신만을 생각해 왔던 사고방식이 민족적 수치심까지 드러낸 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이관진 회장은 『이번 기회를 온 국민이 회개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가자』고 호소했다.
『권력을 이용해 비리를 일삼아온 위정자들에게 더 많은 책임이 있겠지만 총체적 부패 난국의 원인에는 위정자들 못지않게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것은 우리 자신이 병들어 있다는 증거로 볼수 있지요』
특히 이관진 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은 물론 기업인과 언론인 등 사회여론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동으로 참회하고 그 책임을 통감할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평협을 통해 도덕성을 회복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내탓이오 운동, 우리농산물 먹기운동, 우리상품쓰기 운동 등에 지난 4년간의 임기를 거의 할애할 만큼 혼심의 노력을 경주해 왔던 이관진 회장은 이운동이 사회속으로 좀더 파급되지 못했음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회장은 이런 현실에 대해 착잡한 듯 『내탓이오 운동이 사회속으로 저변 확대돼 보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전해 졌다면 적어도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이용한 한심한 부정부패는 이사회가 또 본인 스스로 용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제부터라도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생활로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신앙인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는 이회장은 그러한 모습을 교회가 보여주기 위해선 우선 교회가 가난을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회가 가난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가난을 강조할 수 없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에게만 사랑을 강조할 경우 교회의 외침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는 이회장은 그것은 곧 교회가 이 사회를 밝히는 촛불로서의 수명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교회가 사회의 잘못을 비난하고 질책하면서도 그 일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허례를 쫓고 과시에 눈을 돌리는 폐단은 이제 지양돼야 합니다. 세상이 잘못돼 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를 쫓아가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이관진 회장은 평신도들이 교회안에서만 머물며 안주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를 향해 투사하는 적극적인 평신도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것이 곧 이시대를 살아가는 평신도들이 지녀야할 절대절명의 소명임을 천명했다.
또한 이회장은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 내 몫이 없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이사회를 위해 또 교회를 위해 필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평신도가 되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선 평신도들이 교회의 가르침을 1백% 이해하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어려움에 직면하는 때일수록 초기교회 신앙선조들이 가졌던 신앙적 열의와 복음정신이 떠올려 진다는 이관진 회장은 『신앙선조들의 순교정신을 본받아 내가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잘 살고 있는지 매일매일 반문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관진 회장은 이러한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가정은 이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세포로서 가정이 건강해야 이사회도 건강해 질수 있다는 것.
『학교에 가는 아이를 붙잡고 절대로 무단횡단을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친 엄마가 실제로 아이와 외출할 때는 아이손을 잡고 거리를 무단횡단 하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이러한 교육방식이 지금까지의 우리 자녀에게 가르친 교육방법 이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성장한 어린이가 어른이 됐을때 우리사회는 커다란 충격속에 빠지게 되고 권한을 가질경우 책임과 의무보다는 권력만 아는 지도자로 군림하게 된다고 이관진 회장은 지적한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부정부패의 경우 갑자기 주어진 권한을 감당할 줄 몰랐기 때문이라며 책임과 의무를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아쉽다고 토로했다.
「첫째가 꼴찌가 될 수 있다」는 성서 가르침대로 우리가 살아간다면 아마 이세상은 보다 겸손해지고 소박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이관진회장은 『아기와 같은 마음으로 모두 새롭게 태어날때 우리가 직면한 총체적 난국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엄숙히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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