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놀아난 사람은 검불처럼 타버리지만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았던 자들에게는 승리의 태양이 비칠 것이다』오늘 제4독서(말라3,19~20)에 나온 말씀입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입니다. 이 말은 또 구약성서 전체에서 대들보처럼 떠받치고 있는 하느님 말씀의 핵심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자가 세상을 올바르게 살수 있고 또 단정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자는 세상 끝날의 두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승리의 기쁨이 있을 뿐입니다.
반면에 하느님 두려운줄 모르는 사람, 그래서 제멋대로 설쳐대며 살았던 사람은 불행합니다. 그들은 바로 그렇게 살았던 이유 때문에 지옥불에서 영원한 불행을 만날 것입니다. 세상은 정말 우리를 속입니다. 속이고 또 속입니다. 따라서 세상 것에 우리가 지나치게 현혹되어서는 안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제자들이 성전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감탄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20년경에 건축공사를 시작한 헤론의 성전은 사방 수 미터가 넘는 큰 돌들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성전 구내의 행랑은 그 높이가 10여미터나 되는 거대한 돌들로써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갈릴래아의 촌 사람들이 얼마나 놀랬는지 짐작이 갈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감탄에는 아랑곳 하시지 않고 바로 그 웅장한 존재가 미구에 파괴되어 이 지상에 흔적조차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과연 그 성전은 파괴되었고 2천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재건되지 못했습니다. 화려했던 그 모습은 간곳이 없고 돌위에 얹혀있는 돌이라고는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화려함은 지나갑니다. 무엇이고 다 끝이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종말에 대해 묵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의 궁극적인 목적은「지금 여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 세상을 통해서 저 세상을 선택합니다. 이 세상이 중요한 것은 바로「저 세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잘 먹고 잘 살았다 해도 그가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면 그는 불행합니다. 이 세상 때문에 저 세상을 망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못 먹고 못 살았다해도 그가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면 그는 행복합니다. 이 세상 때문에 저 세상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오늘 우는 한이 있어도 내일 웃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말을 생각하기를 싫어합니다. 「지금 여기」에 너무 집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사실 종말이라는 말과 더불어 그 단어 자체가 기분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생의 가장 중요한 만남은 종말에 이루어 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종말은 이를테면 가장 위대한 만남입니다.
그럼 그 종말이 언제 있느냐? 믿는 사람들은 종말이 언제 오는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선생님, 그런 일이 언제 일어 나겠습니까? 』2천년 전에 제자들이 던졌던 질문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에서는 종말이 이때다 저때다 하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버지 하느님만 아시고 아들 예수님도 모른다고 잡아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하며 누가 무슨 헛된 소리를 해도 속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해 그분 가르침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얼마전에 한 자매가 교통사고로 죽을 뻔했다가 극적으로 살아 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졌다는데 사람은 경미한 부상만을 입었습니다. 이때 그 자매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삶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달았으며 생명을 위협했던 사고가 그녀의 눈을 뜨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종말을 가끔 묵상하는 것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눈을 뜨기 위한 것이고 귀를 열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도 지금 여기의 삶에 파묻혀 있습니다.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지를 못하고 있으며 옆에 무슨 소리가 있는지 듣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진실로 아름답고 영원한 것은 자주 감춰져 있습니다.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았던 자들에게는 승리의 태양이 비칠 것이다』.
종말이라는 위대한 만남이 있기에 세상이 혹 우리를 속인다 해도 우리는 참고 이겨 나가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하느님 두려운 줄 알고 진실한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아름답고 멋지게 사는 지혜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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