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2월말까지 공식 집계된 한국 천주교 신자는 총3백33만8천9백18명이다. 이는 남한 인구 4천4백45만3천명의 7.5%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구 1백명중 일곱 내지 여덟명이 천주교 신자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중 성직자 2천3백27명(주교 포함)과 남녀 수도자 7천7백42명을 뺀 순수 평신도 수는 3백32만8천8백49명이다. 또 냉담자 및 행불자로 집계된 83만4천3백51명을 제하면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평신도는 2백49만4천4백98명이다.
따라서 국민의 5.61%만이 교회와 사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순수 평신도라 정의할 수 있다. 이중 가장 왕성하게 복음화 활동을 펼치는 30~50대 남녀 신자가 전체의 대략 46%(94년 교세 통계)를 차지한다고 볼 때 약 1백15만여명의 평신도만이 복음화 일선에서 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자 성별 구성비
평신도의 성별 구성은 교적을 기준으로 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별구조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상의 종교활동 참여를 기준으로 한 남녀의 성별구조 역시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4년 수도자를 제외한 남녀 평신도 수는 남자가 1백35만5백89명, 여자가 1백97만8천2백60명이다. 이는 여자가 62만7천7백71명이 많은 수치로 전체 평신도 중 남자가 41%, 여자가 59%의 구성비를 이루고 있다.
남녀 신자의 구성비는 가톨릭신문사가 창사 60주년을 기해「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이라는 사회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던 1988년의 남녀신자 구성비 40:60과 거의 변동이 없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한국 천주교회의 여성화 경향은 농촌지역에서 보다 도시지역에서 보다 현저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남자 신자 수가 44만5천89명에 비해 여자 신자 수는 68만4천2백87명으로 여성 평신도가 무려 24만여명 가량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청주교구의 경우 남녀 신자 수의 1만7천7백여명에 불과해 여성 평신도들의 도시집중화 현상이 한국 천주교회의 큰 특징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대도시 교회의 여성화가 강하게 표면화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당 사목과 활동에 있어서는 남성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것을 볼 때 아직까지 한국 천주교회가 강한 가부장적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성 평신도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요구된다.
높은 교육 수준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교육 수준은 이미 88년 가톨릭신문사의 사회조사 보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인의 일반적 교육수준보다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가 조사한 95년「한국 천주교 평신도의 신앙생활 실태 보고서」에서도 재증명됐는데 중ㆍ고졸 이상 학력자가 조사자의 75.4%이며, 대졸 학력자가 32.2%, 대학원 이상이 6.9%를 차지해 신자들의 높은 교육 수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평신도 개개인의 높은 교육적 소양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신자들이 교회 활동에는 극히 단순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 평신도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사목자들의 사목과정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수동적 신앙생활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사목자들에 대한 의존성」이 특히 강한 한국 교회 평신도들의 수동적 신앙태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분석된다.
그 예로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의 조사 보고에 따르면 주일미사에 전혀 참례하지 않는 신자 가운데 47.7%가「영세후 신앙을 이끌어 준 사람이 없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어 신자가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의무조차도 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한국 평신도 사이에는 매우 강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영세후 피정이나 신자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여부」도 조사자의 59.4%만이 긍정적으로 답해 본당내에서 거의 절반의 평신도들이 신앙생활에 있어 자기 계발과 교육에 무관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신앙재교육 프로그램과 영신수련 프로그램이 개발되야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를 준비하는 한국 천주교회 평신도의 자화상을 정의하자면 일차적으로 일반 사회 구성원들의 평균을 웃도는 교육정도나 생활수준으로 안정적인 신앙생활을 영위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직자들에 대한 강한 의존도와 여성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참여」와「교육」을 통한 자기계발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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