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처럼 시골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식만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가정처럼 여기고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도약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구실과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열린 장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되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충청남도 논산군 논산읍 부창리에 있는 쌘뽈여자고등학교장 김건숙 수녀의 얘기다.
실제로 쌘뽈여자고등학교는 논산은 물론 군 전체의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년 이로 수준급의 문화 축제다.
공옥진, 송창식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인기가수와 연주자 등 예술인을 초청, 문화 행사로 치러지는 이 행사는 재학생뿐 아니라 군민 전체의 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열악한 환경에서 대학에 진학하기가 어려웠던 시절 대학생이 된 이 학교 출신들이 모교와 지역사회에 무언가 되돌려 주어야 된다는 명감으로 시작된 「백합제」이 축제의 정착은 쌘뽈학교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가톨릭교회의 정신이 지역사회 안에서 구현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 같은 쌘뽈여자고등학교의 위상은 개교이래 꾸준히 도약을 거듭한 결과다. 논산 군내 중학교에서 반에서 10등 이내에 들어야만 응시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인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학교는 인근의 공립학교인 논산여고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학생들의 수준이 높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수준 있는 학생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고 있는 학교당국과 교사들의 열정이 일궈낸 결과이기도 하다.
95년도 대학진학률(86.4%)이 보여주듯 시골의 여학교로서는 상당수준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쌘뽈여고의 면학열은 대단하다.
김건숙 교장은『학생들이 지적인 발달뿐 아니라 전인적으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난 여름방학 때 상당실을 늘려, 교사와 학생들이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히면서『도시학교보다 많은 어려움에 봉착되어 있지만 헌신적인 교사들의 열성이 지금의 쌘뽈을 있게 했다』 고 교사들의 열정을 칭찬하기도 했다.
학교의 한 관계자는『학생들에게 거두어들이는 납부금만을 갖고서는 학교운영을 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말하면서『납부금의 96% 가 인건비로 쓰이고 4%를 갖고 교육복지에 쓰다보니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고 토로했다. 그러나 쌘뽈은 여학교로는 드물게 동창회(회장=김정희)가 활성화되어 있다. 동창회가 1억원을 조성 가난한 학생이나, 우수학생에게 장학금을 지불하고 있을 정도로 동문들은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다.
이같은 쌘뽈의 전통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동문들의 막강한 후원과 교사들의 열정적인 노력이 어우러져 여성교육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는 쌘뽈이 주3회 운영 하는 명상의 시간이 바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하는 장이다. 재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나름대로 자 신들이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을 원고로 정리, 주3회 방송을 통해 서로 나누고 있는 것 자체가 쌘뽈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교정을 거닐며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학생들의 모습 속에서 교육개혁으로 변화 하는 현장을 오히려 가톨릭정신에 입각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쌘뽈 의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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