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예비자 교리서가 처음으로 발간됐다.
심흥보 신부(서울대교구 진건 본당 주임)가 펴낸 「하늘나라 망원경」(성바오로 발행)은 지금까지 주로 강의 중심으로 이루어 지던 형식을 탈피해 학생들이 서로의 생활을 나눔으로써 각자 안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의 모습을 찾도록 구성돼 있다.
「본당에 중고등부 학생들이 14명밖에 안됐는데 그중의 한명이 가출을 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사목자로서 나 자신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게 됐지요. 그래서 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책으로 응답하고 싶었어요.」
심신부는 「신앙은 인간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며 「교리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활 매순간마다 닥치는 문제와 고민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늘나라 망원경」은 신학, 철학적 풀이에서 출발하던 기존 교리서들과 달리 현재 각자의 현실에서 출발한다.
구약성서의 하느님 아버지, 신약성서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교회와 성령으로 크게 구별된 이 책은 다시 10여개씩의 소주제로 나누어지고 각 주제별로 여기, 관찰, 말씀, 판단, 실천약속, 기도, 다음, 날말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여기」는 청소년들이 각자 자신이 속한 현실의 문제를 생생한 사례로 제시함으로써 같은 문제를 가진 학생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여기서 제기된 문제는 다시 「관찰」을 통해 자기 자신과의 접점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말씀」에서 하느님이 제시하는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이렇게 구체적인 현실에서 출발함으로써 학생들은 교리가 자신과 동떨어진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생활속에, 그리고 동료의 삶속에 들어와있는 그분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심신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년동안 서울 시흥동, 경기도 연천, 인천 송림4동본당 등에서 시범적으로 교리교육을 실시해 본 결과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고 실질적인 신앙생활 지도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6천원 정도인 책값을 출판사와 심신부가 공동으로 제작비를 부담함으로써 「파격적」으로 2천8백원에 책정함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심흥보 신부는 지난 93년 첫영성체용 교리서인 「예수님 사랑해요」, 직장인 예비자 교리서인 「일하며 쉬며 또」등의 다채로운 교리서를 출간한바 있다. 특히 「예수님 사랑해요」는 내년초까지 영문으로 번역돼 인도에서 출간될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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