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待臨節)이 시작됐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림절이 시작됨에 따라 마음 한구석에서 은근히 밀려오는 부담을 느끼는 신자들도 있을 것이다.
『판공성사는 언제 볼까?』 『밀린 교무금은 얼마야?』 『교무금 책정땐 본당신부와 또 얼마나 신경전을 벌여야 되지. 한 다섯 번 정도 현상유지 해달라고 떼를 쓰다 지는 척하고 그럼 5천원만 올려 달라고 할까?』등 별의별 생각으로 대림절이 달갑지 않았던 경험들이 한 번씩은 있었을 것이다.
신자 모두가 「연말정산」을 하는 기분으로 「예수 성탄」을 맞이하라고 교회가 「대림절」을 제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전례주년의 시작인 대림절(待臨節)은 그리스도의 탄생과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교황청의 전례력 지침은 「대림절은 주님의 재림에 대비한 속죄의 시기가 아니라 주님의 탄생을 축하하는데 역점을 두고 즐겁게 맞이할 준비를 갖추는 축제의 시기」라고 강조한다.
「축제 기간」동안 「속죄 기분」으로 지내야 된다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축제를 축제답게 지내기 위해선 먼저 축제의 의미를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기톨릭신문은 교회 전례력의 새 절기(節期)를 맞아 「대림절」이 신자 모두에게 축제의 시기로 다가가게 하기 위해 전례와 역사안에서의 대림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한다.
교황청 전례 지침서는 대절을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 축일을 준비하고 종말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교회가 성자의 재림을 위해 길을 닦는 보속과 속죄의 기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로마교회 전례력은 대림 첫 주일부터 12월 24일까지를 포함하는 4주간을 대림절로 정하고 있다.
태양력에 의해 예수 성탄대축일인 12월 25일이 무슨 요일이 되느냐에 따라 대림절은 가장 빠르면 11월 27일부터, 가장 늦으면 12월 3일부터 시작된다.
대림절은 보속보다는 기쁨을 강조하는 시기이다.
즉, 축제기간이다. 그래서 교회법은 사순절과 달리 대림절 동안은 단식과 금육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대림 전례에 있어서 중심인물은 「마리아」이다. 대림4주간의 복음에서 예수 탄생 사화에 나타나는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 바로 성모 마리아이다.
구원사업에 있어서의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에 동의함으로써 예수의 모친이 되셨고,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당신 아드님 밑에서 아드님과 함께 구원 신비에 봉사하기 위하여 아드님의 인격과 사업에 당신 자신을 주의 종으로 온전히 바치셨음(교회헌장 56항)을 대림전례는 부각시켜주고 있다.
4주간의 대림주일들은 가해, 나해, 다해에 걸쳐 고유의 미사 기도문과 본기도, 봉헌기도, 영성체후 기도 등은 같으나 성서 독서와 응송, 알렐루야가 조금씩 다르다.
▤ 대림 제1주일
대림 제1주일 전례는 종말에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성격을 부각해 권세와 영광 가운데 다시 오시는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이 재림은 갑자기 부지불식간에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대림 제1주일 복음은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고 말씀하고 있다.
「재림에 대한 준비와 경각심」에 대한 예수의 말씀은 대림 제2중화 제3주 동안의 성실한 준비를 거쳐 심판의 두려움보다 구세주 탄생의 기쁨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 대림 제2주일
대림 제2주일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구세주 오심을 예고하고 속죄를 권유하며 신약의 제2독서는 그리스도가 구원의 전달자로서 선포되고 이분은 정의가 깃드는 새 하늘 새 땅을 이끌어 내실 것이라고 선포한다.
▤ 대림 제3주일
『기뻐하라』는 말로 시작되는 「기쁨의 주간」인 대림 제3주일은 독서와 복음, 모든 기도문이 구세주 탄생이 임박했음을 예고한다.
또 사제는 대림 제3주일을 맞아 그리스도 탄생을 준비하는 기쁨을 더욱 현양하기 위해 「장미빛 제의」를 입고 전례를 집전한다.
▤ 대림 제4주일
대림 제4주일은 주님의 첫 번째 오심과 성탄 축제에로 전례를 집중시켜 아기 예수 탄생을 준비하는 마리아의 기쁨에 집중시키고 있다.
대림절이 축제 시기인 만큼 전례의 온상은 「가정과 교회」라고 신학자들은 말한다.
「대림과 성탄」의 저자 안문기 신부는 『부활이 교회전례력의 중심이라면 하느님의 인간성을 가장 깊이 감지할 수 있는 성탄은 믿음에 대한 최대의 인간 축제』라고 말한다.
따라서 전례 신학자들은 대림기간 동안 가정에서 하느님의 축복을 온전히 받기 위해 검소한 음식, 조용한 기도, 남모르는 자선행위 등 실천적인 보속행위를 대림절 신자들의 생활방식으로 제시한다.
안문기 신부는 『대림 시기동안 메시아를 기다리며 현실 속에서 주님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4주간의 짧은 대림기간동안 자신의 과오를 회개하고 하느님의 용서를 청하면서 진지하고 애절한 마음으로 구세주를 기다리는 것이 대림절을 보내는 신자들의 첫째가는 마음가짐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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