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인민대중을 중심으로한 인민공화국이라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수령과 노동당의 지도와 통제에 따른 일당독재, 수령유일영도체제이다. 정권기관을 비롯하여 모든 정치조직은 당의 지도와 영도를 받아야 하는 북한은 당국가체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당원은 당조직에 복종하고 당조직은 당중앙위에 절대 복종하도록 되어 있어 철저한 중앙집권제를 이루고 있고 당회의에서 채택된 제반 정책은 비서국에서 집행하고 있으며 중앙위원회 이외에도 지방당위원회, 초급당위원회에서도 동일한 기구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형식상 조선 노동당의 최고 지도기관인 당대회는 5년마다 개최하기로 되어 있으며 사실상 당중앙위원회나 정치국의 결정사항들을 가결하는 역할만을 수행해 오고 있다.

당 대회 개최사이에 실질적인 당최고기관인 중앙위원회는 위원, 후보위원 등 3백명내외의 위원들이 참여하며 정치국과 상무위원회 총비서와 비서를 선거하고 비서국과 군사위원회를 조직하는데 보통 6개월에 1회이상 전체회의를 소집하기로 되어 있다.

약 20명의 위원과 후보위원으로 구성되는 당정치국은 당의 모든 사업을 결정하고 지도 하는 최고 핵심부서이며 비서국은 간부 인사문제를 비롯한 각종현안에 대해 토의 결정하고 집행을 지도하며 중앙위원회의 각 전문부서를 일상적으로 지휘, 감독하는 당의 중추기관이다.

1992년 헌법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에서 5년임기로 선출하는 주석이 국가 정권기관의 수반으로 되어 있으며 주석은 국가수반으로 국가주권을 대표하며 형식상 국가주권의 최고지도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의 수위가 된다. 국방위원회는 92년 개정 헌법에 따라 국가주권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으로서 국가주석과 중앙인민위원회가 가지고 있던 일체의 군사관련 기능과 권한을 이양받아 국방위원장이 일체의 무력을 지휘통솔하고 있다. 최고 인민회의는 헌법상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주권기관으로 인구 3만명에 1명의 비율로 선출되는 임기 5년의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김일성 사망 이전 북한은 김정일체제의 등장에 대비하여 신헌법을 제정함으로써 김정일체제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였다. 전문 7장1백71조로 구성된 개정 신헌법은 1972년 개정된 구헌법과 비교할 때 지난 20년간의 시대변화를 반영하고 1990년대 당면과제의 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적 토대로서 특히 향후 김정일에 의해 영도될 북한체제의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김정일은 1973년 9월에 열린 당 중앙위 제5기 제7차회의에서 당 조직 및 선전선동 담당비서로 선출되어 김일성의 유일한 후계자로 지목되었다.

1993년 4월 7~9일까지 3일간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9기 제5차회의에서 김정일은 마침내「국가주권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됨으로서 국가의 핵심권력의 하나인 군통수권을 완전히 이양 받았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으로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로 전면에 등장한 김정일은 김일성 생전에 지난 20년동안 당 상무위원이며 비서로서 당에 대한 전반적인 지도를 실시해왔고 국방위원장과 군 최고 사령관으로서 전반적인 북한의 무력을 통솔해 왔기 때문에 김정일이 아직까지 북한의 최고 통치자로 북한을 영도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소위「유훈통치」라는 것을 활용하여 공식승계시까지 권력 공백을 메우고 김일성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북한체제를 비교사회주의적 관점에서 볼때 경제난과 권력구조의 불안정성, 잠재적인 인민들의 불만과 부분적 일탈행위, 사회주의권의 붕괴 등으로 북한의 상황이 과거 사회주의권 국가들 처럼 위기에 처한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은 급진적인 체제전환이나 광범위한 변화는 없을 것이며 당분간은 김정일 중심의「우리식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김정일체제의 형성배경과 특징, 그리고 중장기적 변화 전망을 고려할 때 우리는 단기적인 북한의 대남 적대감과 고립화 책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북한이 자체개혁, 개방을 추진하여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다각도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