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구원사업은 「가정」에서 시작됐다.
2천년전 이스라엘 나자렛의 한 가정에서 비롯된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대림절기를 지내고 있는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에 구세사 안에서 가정의 역할을 일깨워주는「신비적 사건」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림시기는 따라서 「가정」의 본질을 되새겨보고 먼저 우리 가정 안에 구세주 그리스도가 탄생하시도록 온 가족이 고대하는 기다림의 시기가 되어야 한다.
가톨릭신문은 대림 제2주간을 맞아 세상의 모든 가정 안에 구세주 아기 예수가 탄생 하도록 그 길을 닦아야 하는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도적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인 가정은 하느님 나라가 현재에 가지고 있는 힘뿐 아니라 행복한 미래 생명에 대한 희망까지를 소리 높이 선포해야 한다』(52항)고 그리스도인 가정의 사명을 일깨워주고 있다.
온누리에 구세주 탄생을 고대하는 전통적인 그리스도인 가정은 온 가족을 가정안으로 모아들여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고 준비한다.
한국적인 전통계발
한국의 그리스도인 가정에는 아직까지 가톨릭 교회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대림과 성탄 풍속이 뿌리내리지 못한 듯 하다. 아니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정 안에서 지낼 수 있는 한국 교회나름의 대림과 성탄 풍속이 전래되고 있는 것도 없다.
구세주가 이 땅에, 우리 가정안에 탄생하는 가장 기쁜 시기에 그 기쁨을 함께 가정 안에서 함께 나눌 가족이 없고 교회의 풍속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2백년밖에 안되는 짧은 신앙의 역사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신앙따로」「생활따로」라는 신자들의 이원론적 삶의 방식이 전례력과는 동떨어진 생활로 신자들을 이끌고 있다.
서구교회의 풍습
대림절 전통이 잘 보존 계승되어 온 유럽의 중남부지역은 우리 사회처럼 시끄럽고 현란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교회와 가정에서 구세주 탄생을 준비한다.
온 가족이 모여 보속행위로 검소한 음식을 나누고, 기도를 드리고 남 모르는 자선행위를 하면서 구세주 탄생을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그리스도인 가정의 전통이다.
유럽의 가정은 대림기간 동안 부모와 자녀들이 서로 나눌 성탄 선물을 준비하고 대림초와, 대림환, 크리스마스 트리로 집안을 함께 장식하고, 성탄에 대한 성경이야기와 동화나 전설, 성인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1년중 어느 시기 보다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려고 애쓴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대림시기에 성탄 선물을 준비하는 풍속은 오랜 전통이다. 혹자는 그 유래를 동방의 삼왕이 아기 예수에게 황금과 유향, 몰약을 선물한 것에서 찾는가 하면, 또 다른 신학자들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이기에 이 거룩한 선물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웃과의 나눔
대림과 성탄 풍속이 정착되지 않은 한국 교회의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것이「선물교환」이라고 생각된다.
아직 선물을 주고 받는 풍속도 사회 분위기로 볼 때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점도 다소 있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기 힘으로 준비한 작은 선물들을 서로 나누는 것도 참으로 의미있는 성탄 준비의 한 방법일 것이다.
주의할 것은 선물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행위 자체에 선물을 받는 대상에 대한 사랑의 정이 담겨 있기에 가족에게 준다고 해서 「현금 선물」하는 것은 삼가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가족간의 선물 준비와 더불어 「구세주 오심」의 의미를 더욱 실감하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는 주변의 불우한 이웃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선물을 온 가족이 함께 준비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또 명절때나 길ㆍ흉사가 있을 때 이웃과 늘 함께 했던 아름다운 우리네 전통을 대림 풍속으로 계승해 온 가족이 지역내 불우 시설을 방문한다거나 다음해 대림절 이웃사랑을 위해 온가족이 「대림 저금통」을 만들어 애긍을 하는 것도 가족끼리 뜻있게 대림절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가족참여 성탄준비
사목자들은 대림시기 동안 온 가족이 함께 할 공동기도문과 생활실천표 작성, 실천해볼 것을 권장한다.
대림절 전례 및 생활 안내서인 「대림과 성탄」의 저자 안문기 신부는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으나 대림과 성탄 축제의 핵심은 당신 아들을 구세주로 보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것』이라며 『가정안에서 구세주 오심을 준비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세를 확립하기 위해 사랑과 봉사의 실천적 면모를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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