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1독서(이사11, 1~10)에서는 이새의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돋아날 것임을 이사야가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루터기란 나무를 베고 난 뒤의 남은 뿌리부분을 말합니다.
가끔 밑동에서 새순이 돋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난 죽은 뿌리에서는 새싹이 돋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사야는 바로 그와 같은 이새의 죽은 뿌리에서 새순이 돋는다는 것입니다. 이새는 다윗 임금의 아버지입니다.
다윗은 위대한 왕이었으며 하느님의 마음에 꼭 드는 임금이었지만 그러나 후대의 왕들은 거의가 타락하여 우상을 숭배하는 등 하느님 눈에 벗어난 짓을 많이 했으며 그래서 결국 나라는 둘로 갈라졌고 그리고 두 나라가 모두 차례로 망했습니다. 그리고 망한지 수백 년이나 되었습니다. 바빌론에게 망하고 페르샤에게 망했으며 또 희랍에게 망하고 로마에게 망했습니다.
그런데 예언자 이사야는 이처럼 죽은 나라에서 새 왕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 왕은 하느님의 온갖 영을 다받은 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게 됩니다. 독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어울리며 사자가 송아지와 놀고 곰이 암소와 친구가 됩니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
사자나 늑대는 사나운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제 본능대로 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난폭한 습성을 버리고 오히려 양순하고 친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나 예수님이 오셨을 때 실제로 그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몸을 파는 창녀가 제습성대로 살지 않고 깨끗하고 거룩하게 됩니다. 사납게 굴던 정신병자가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로 온순하게 됩니다. 남을 등쳐먹던 세리가 자기 습성이나 본능을 버리고 자기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서로 미워서 이를 갈던 사람들이 사랑하게 되며 심지어는 죽는 사람이 살아납니다.
모든 민족이 예수께로 모여들고 있으며 그리고 예수님이 계신 곳에서 영광이 빛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오시면 세상은 제 본능이나 습성대로 살지 않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자 요한은 하늘나라가 다가 왔으니 회개하라고 유대 광야에서 외쳤습니다.
요한이 말하는 회개는 뭐냐? 그것은 자기 본능대로 살고 자기 습성대로 살던 자들이 자신 들의 잘못된 것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테면 말하고 싶은대로 다 말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이야 상처를 받건 말건 그것이 또 사실이건 거짓이건 자기 본능대로 자기 습성대로 있는 말 없는 말 다 떠벌리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정말 주님을 영접하고자 한다면 입을 다물수 있어야 합니다. 사자나 늑대가 입을 다물듯이 사나운 자신의 입을 절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쓰고 싶은대로 다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시고 싶은대로 다 마시며 탐욕을 부리고 싶은대로 다 부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자들은 그 습성을 버리고 생활 태도를 고쳐야 합니다. 그리고 미워하던 사람들은 용서하고 사랑해야 하며 시기와 질투를 일삼던 사람들은 그 마음을 버리고 존경해 주어야 합니다.
얼마 전에 폭음과 폭식은 먹는 습관이 잘못된 거지 습성에서 온다는 내용의 책을 읽고는 크게 공감한 일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부끄럽게도 제가 바로 그 거지 습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거지는 어디다 내놔도 거지입니다. 특히 자신이 거지라는 것을 모르는 거지는 평생 거지가 됩니다. 거지뿐만도 아닙니다. 알콜환자가 자신이 알콜환자라는 것을 모르면 평생 환자가 되며 도박꾼도 그렇고 습관적인 죄를 짓는 거의 모든 분들이 그렇습니다.
대림절은 하늘나라가 가까이 오는 때요 또한 회개를 통해서 그 나라를 차지하는 때입니다. 오늘 요한은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다는 절박함을 보여 주면서 미루지 말고 서둘러서 회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서둘러 회개해야 하느냐? 회개는 행실로써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일에 회개한다 해놓고 행실로써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는 하느님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며 예수님을 거부하고 있는것입니다.
성탄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먹으면 무슨 일이고 할 수가 있습니다. 주님은 다른 곳에서 태어나시지 않습니다. 바로 여러분 마음 안에서 그리고 그 마음이 있는 가정과 직장 안에서 태어나십니다. 따라서 잘못을 뉘우치고 행실을 뜯어 고침으 로써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영접하여 모시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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