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불찰로 아버지께서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지만 이 사진집은 우리의 근대사를 밝혀 주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한국전쟁당시뿐 아니라 산업화 이전의 우리나라의 당시 건축양식과 의상을 한 눈에 불수 있어 건축사나 의상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건축사진전문가 임정의(엘리지오ㆍ51세ㆍ명동본당)씨가 그의 아버지이자 한국전쟁 당시 국방부 정훈국 사진대장을 맡아 종군 사진대를 지휘하면서 전쟁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렸던 임인식(그레고리오ㆍ76ㆍ미국거주) 옹의 수많은 작품중에서 1백80여점을 선정, 사진집「그 때 그 모습」을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에는 6ㆍ25직전부터 6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여러 삶의 모습들을 기록한 희귀한 사진들로 가득차 있어 사진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임인식씨가 전쟁 직후 당시 신설동에 있었던 비행장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자신의 집인 가회동 및 서울 시내를 촬영한 귀중한 사진도 실려있다. 경무대, 중앙청, 청계천 등의 모습을 비행기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지금껏 누구도 촬영하지 못한 희귀 사진이다.
임정의씨는 『수 만장에 달하는 아버지의 사진 중 그래도 귀중한 자료를 추려 이번에 사진집을 발간했으나 아버지의 방대한 작업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하고 『아버지 연세가 일흔 일곱이 되는 내년에 남아있는 사진을 추려 작품전과 사진집 발간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인식 옹은 육사 8기생으로 군에 있으면서 전쟁의 참상을 기록으로 남긴 사진가다. 전쟁직후 예편, 한국 최초의 통신사인 「대한 사진 통신사」를 창설, 당시 신문에 사진기사를 제공했고, 50년대 말에는 「신한관광공사」를 만들어 전국의 사적지와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현재 언론에 보도되는 6ㆍ25관련 사진은 당시 임인식 옹이 촬영한 작품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그는 기록사진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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