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물질과 사랑으로 나눔을 전하는 자선주일이 돌아왔다. 자선주일은 가진 바를 이웃과 나누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기이다. 자선의 참의미를 되짚어보고자 이웃과의 작은 나눔을 실천해온 각 기관단체 후원회원들의 활동모습을 종합해 본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소외된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며 그리스도의 평화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을 특별히 기억하는 자선주일.
6ㆍ25후 한국교회는 정부가 미처 손쓰지 못한 많은 부문에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과 함께 해왔다. 나환우들을 위한 마을을 건립했고 장애인들 맹인들을 위해 시설을 준비했다. 한국 사회복지 사업의 근간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불우한 이들에 대한 나눔 사업은 이제 명실공히 세계로 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교회의 이러한 나눔 사업 기저에는 십시일반의 사랑이 큰몫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월 1천원 2천원의 작은 정성으로 교회복지단체들을 돕고 있는 후원회원들, 물질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자선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나눔이다.
현재 한국 교회내에는 전국적으로 8백여개의 복지시설이 설립돼 있다. 서울대교구 경우만 하더라도 장애인 청소년 아동 등 12개 분야에 1백20여개의 복지단체가 있다.
사회복지제도가 잘 발달돼 있는 외국에 비해 정부 원조가 부족한 한국 현실에서 8백여개의 각 복지시설 단체들은 이같은 후원회원들의 나눔활동에 힘입어 많은 불우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서울대교구 사회복지 기관중 절반에 가까운 55곳이 후원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는 사실이 그러한 상황을 잘 입증하고 있다.
사회복지 단체를 예로 들어볼때 후원회 형식을 갖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움을 준 경우는 70년 발족, 올해 25주년을 맞은「라자로 돕기회」와「릴리회」등이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7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국내 복지사업에 대한 외국 원조가 줄어들면서 각 복지단체는 운영을 위한 자구책마련에 나서게 됐고 이같은 상황에서 후원회도 대폭 늘어났다.
교회내 복지단체중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단연「꽃동네」이다. 81년 꽃동네 설립과 더불어 함께 발족된 운영 후원단체「꽃동네회」는 14년여만에 68만여명에 이르는 회원수를 보유하게 됐다. 이 회원들의 힘은 무의탁 정신병ㆍ결핵 환우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었고 요양원건립, 음성에 이어 가평에 제2의 꽃동네를 세우는 저력이 되었다.
「라자로돕기회」의 경우에도 40여명으로 시작했던 후원회가 국내외 회원 4만5천명 규모로 성장했다. 그간 이들의 사랑나눔은 나병연구 기관에 대한 지원 등과 함께 나환우 인식전환의 계기를 만들었고 이제는 해외로까지 그 도움을 넓혀가고 있다.
후원회원들의 활동은 복지시설에 재정적인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신자들에게 이웃사랑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고 간접적인 선교까지 도맡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라자로마을 이경재 신부는『1천원, 2천원을 묵묵히 지속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도와주는 후원자들이야 말로 이웃사랑의 실천자들이고 교회가 얘기하는 자선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교회내 전국 8백여 복지시설중에서 정부 제시 설비기준 미비로 보조를 못받는 소규모 복지단체가 70%임을 감안해 볼때 후원자들의 도움은 예상보다 복지활동의 큰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보조가 없을 경우 대부분 후원자들의 지원만으로 시설을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원회원들의 관심이 일정 단체에만 편중된다는 지적과 함께 그 도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지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각 단체 후원회의 회원 등록수와 실제 재정후원자 수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구라후원회「릴리회」의 경우 등록회원수는 5만여명에 이르지만 실제 후원자수는 7~8천명에 머무르고 있다.
『한두번 후원금을 내고 그만두는「반짝선심」은 진정한 나눔개념이 부족한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풀이한 OO시설 모신부는『누군가를 돕고 자선을 베푼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받고 있는 하느님 은혜를 어려운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 나눔의 집 김정수 신부는『격월에 한번, 3개월에 한번이 될지라도 나눔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는 면에서 어려운 시설에 꾸준하게 관심을 갖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최재선 사무국장은『각 단체 후원회원들의 활동이 질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재정적 도움에만 그치지 않고 봉사활동등을 통한 참여적 후원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해외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업을 돕는 후원자들의 활동은 더욱 고무될 전망이다.
교회는 이러한 후원사업이야말로 이웃사랑에 쉽게 참여하는 작은 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권장해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더불어 자선주일을 맞아「한 신자 한 후원회 가입하기」등을 펼치는 것도 이웃사랑과 자선을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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