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한해 동안 전개됐던 교회의 각종 통일노력은 한마디로「화해와 일치의 성사」인 교회의 가르침을 신자들이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초석을 놓은 한해로 평가된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회장=최창무 주교) 발족과 더불어 시작된 민족화해미사와 민족화해학교,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위원장=이동호 아빠스)가 중심을 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 등 한국교회는 분단으로 깊이 패인 불신의 골을 메꾸는데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없이 강조해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들이 구호로서만 그치지 않고 삶의 방편에서 화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함은 물론 불신과 갈등을 치유하는 치유자로서의 모습을 스스로 찾아려 한 것은 큰 수확이 아닐수 없다.
특히 광복50주년이자 분단50주년이 되는 금년은 전 교회 구성원들에게 희년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예시함으로써 교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통일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인식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통일운동의 구체적 성과
올 한해 동안 전개된 통일운동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들자면 단연 서울대교구 민족문화해위원회의 발족이 으뜸으로 꼽힌다.
민족화해미사와 민족화해학교를 탄생시킨 민족화해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지난 십수년간 교회 통일운동의 창역할을 담당해온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와 더불어 교회의 통일운동은 일대 분수령을 맞게 된셈이다.
북선위가 그동안 각 교구 통일운동이 활성화 되도록 조정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면 민화위는 교구 단위의 실질적 활동조직으로서 통일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구체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실제로 민화위는 지난 2월 28일 출범하자마자 금년을 민족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원년으로 삼아 2천년 성년때까지 지속적인 활동과 사업으로 민족연대운동을 펼쳐나가기로 선언한 바 있다.
민화위는 그 첫 사업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명동성당에서 민족화해 기원미사를 본헌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남북한간 민족화해를 향한 첫 걸음을 시도, 교구 차원에서 통일을 지향하는 공식적 활동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어 민화위는 10월 4일 최창무 주교가 집전한 개강미사를 시작으로 총 24강좌의 민족화해학교를 개설, 구체적인 화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민족의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화해의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하에 이뤄진 화해학교는 특히 객관적이고 중도적인 교육, 생산적이고 실천적인 교육, 진정한 화해와 용서ㆍ일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상외로 많은 수강자가 몰려드는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물론 이 학교에는 교회내 인사뿐만 아니라 언론계와 정부관계자 등 사회지도급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또한 민화위는 이러한 통일운동과 함께 남북한 신자간의 실질적 교류를 위한 남북한 신자들과 해외신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세미나를 지난 10월 30일 미국에서 개최, 통일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결의하고 형제애와 민족일치의 염원을 재확인 하기도 했다.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도 금년 한해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내실을 다지는 해」로 설정하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전신자 기도운동을 비롯 70만 전국 레지오 단원과의 공동 기도운동을 벌여 오는 등 통일운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온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10월 21일에 북선위가 발표한 통일사목메시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통일에 대한 의식과 관심, 당위성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교회 통일운동에 뚜렷한 지침서로 활용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북선위 자문위원회가 주최한「분단 극복을 위한 선교의 방법과 과제」세미나에서는『통일시대를 대비한 선교전략과 현 상황하에서 통일을 어떻게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 되기도 했다.
이와함께 북선위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전후해 전 신자들이 참여하는 9일기도와 평화통일 기원미사 등을 통해 통일을 위해 모든 신자들이 회개하고 기도해 줄것을 요청해 왔다.
북한선교위원회가 금년들어 새롭게 추진해온 사업중에는 내년 1월초로 예정하고 있는 대북 종교방송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통일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북 종교 방송은 국방부가 주관이 돼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3개종파가 참여하는 대북 종교프로그램 방송으로 가청지역은 북한군 전방부대 전 지역과 경기도 강원도 이북지역, 황해도 전 지역으로 하고 있다. 수백만명의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들을 수 있는 이 방송은 신앙에 바탕을 둔 순수 종교방송으로 북한 주민들과 군인들의 마음에 화해의 심성을 불어놓자는 취지로 마련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교회의 통일노력은 이와함께 수해로 엄청난 재난을 당한 북한주민들을 돕자는 수해민 돕기운동으로도 승화되기도 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중심이 된 이 모금운동은 5월 헌미헌금을 필두로 9월부터 12월까지 모금하고 있는 상태며 이미 대한적십자에 1차분 5만불을 전달, 북한측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순수한 동포애와 신앙심의 발로에서 기인한 북한 수재민 돕기 운동에는 서울대교구를 비롯 전국 각교구에서도 교구별 또는 본당이나 단체별로 동참하고 있는 상태다.
수원교구 평협이 주축이 된「통일통장 갖기 운동」과 청주교구에서 현재 신축중인「남북통일 기원 기념성당」건립 또한 구체적인 통일운동의 한 맥락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2010년 사목연구특별위원회는 통일민족회사에 대비한 교회의 사목방향을 강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작업으로 통일문제 워크숍을 개최한바 있으며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3월 27일부터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고 통일된 조국을 염원하는 민족통일염원 미사를 매월 한차례씩 봉헌해 오고 있다.
▦통일운동의 전망과 과제
이러한 일련의 통일노력들은 신자들에게 지난 1년간을 통일의 의미를 살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기여를 한 셈이며 광복50주년이자 분단50주년을 맞은 올해를 남북한간에 화해의 싹을 틔울 수 있는 물꼬를 열어 놓은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지난 50년간 반복돼온 반목과 불신이 하루아침에 해소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러한 통일노력들이 점차 확산될 때 통일을 향한 발걸음은 더욱 빨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통일노력을 되돌아 볼때 관련 부서나 단체, 교구간에 유기적인 협조와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물론 각 교구나 단체 부서별로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마련, 민족의 화해와 일치 및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어떤 한 단체나 부서가 자신들의 방법이나 방식이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태도는 옳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교회는 그동안 펼쳐온 다양한 노력들을 토대로 앞으로는 신자들이 구체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프로그램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문을 연 민족화해학교와 화해미사, 북한 돕기 쌀 모금운동, 북선위가 전개하고 있는 화살기도운동, 수원교구 통일통장 갖기 운동, 청주교구 남북통일기원 성당 건립 등은 그런점에서 보다 실제적이며 실천적인 활동으로 평가 할 만하다.
신자들도 민족의 화해와 일치, 통일을 위한 공허한 외침보다는 이런 실제적인 부분에 더 관심을 갖고 있고 또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95년도 통일운동 일지
▲1월 1일 김수환 추기경 가톨릭신문사와 신년대담에서 방북희망 피력
▲1월 25일 청주교구 남북통일기원기념성당 건립 착공
▲2월 20일 2010년 사목연구 특별위원회 통일분야 제1차 워크숍 개최
▲2월 28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발족
▲3월 7일 서울대교구 민화위 민족화해미사 개막
▲4월 29일 북선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전신자 화살기도운동 돌입
▲5월 1~30일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북한 수재민돕기 헌미헌금 실시
▲6월 1일 북선위 서울ㆍ광주 세니뚜스와 공동으로 묵주기도운동 시작
▲6월 17~25일 북선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기도 실시
▲6월 25일 수원교구 평협 통일기금 조성하기 위한 범교구민 통일통장 갖기 운동 전개 시작
▲8월 15일 김추기경 광복50주년 기념 특별담화문 발표
▲8월 15일 한국평협 광복 및 분단 50주년 맞아 이땅의 복음화와 겨레가 하나되기를 염원하는 한국 천주교 평신도들의 호소문 발표
▲9월 서울대교구 12월까지 북한수재민 돕기 제2차 모금운동 돌입
▲9월 19일 서울대교구 북한수재민 돕기 구호성금 5만불 대한적십자사 통해 북한에 전달
▲9월 19일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각 교구에 북한 수재민들을 돕기위한 성금모금에 각 교구의 동참 호소
▲10월 4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민족화해학교 개강
▲10월 15일 북선위 전방 도라산 전망대에서 평화 통일 기원미사 봉헌
▲10월 15일 서울대교구 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 까치봉에서 통일기도의 집 봉헌
▲10월 21일 북한선교위원회 자문위원회 「분단극복을 위한 선교의 방법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 개최
▲10월 21일 북선위 통일사목메시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하여 발표」
▲10월 27일~11월 2일 서울대교구 민화위 최창무 주교 일행이 미국에서 남북한 및 해외신자 공동 세미나 개최
▲96년 1월 1일 북한선교위원회 대북 종교방송 첫 전파 발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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