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사란 무엇인가?
1)용어
성사라는 말은 한자로는 성사(聖事)라고 쓴다. 뜻은 말 그대로「거룩한 일」이다. 일단 성사를 그 말이 뜻하는 것처럼「거룩한 일」이라고 이해 한다면 옳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만 이해하고 만다면 성사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의 수준에도 접근하지 못한 것이 되고 만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성사라는 말로 옮겨지기 직전의 말은「사끄라멘뚬」(sacramentum)이라는 라틴어이다. 이 라틴어는 원래 sacrare라는 동사에 유래한다. 이 동사는 한편으로는『하나의 신에게 바친다』는 뜻과『성별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거룩하게 만든다』는 뜻과『신성하게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시끄라멘뚬」은 성별을 주도하고 사람, 성별 그 자체, 성별되는 사람, 성별되는 사물 그리고 성별의 효과를 내게하는 방법 그 자체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사용된 예로써 가장 그럴듯한 경우 두가지를 소개하겠다. 로마제국 시대에 군인으로서 복무를 시작할 때 제국의 황제와 백성들을 위하여 헌신하겠다는 것을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의 이름으로 서약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 서약의 내용인 약속과 서약의 행위를 일컫어「사끄라뚬」이라 했던 경우가 그것이다. 따라서 성사를「거룩한 일」로 이해하는 정도라면 로마제국 시대에 백성들이 알아듣고 있었고 또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되고 만다.
2)그리스도교 용어로의 탄생과정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수도인 로마에 알려진 것은 상당히 이른 시기이다. 로마제국의 전기작가인 수에또니우스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로마에서 유대교인들과 유대계 그리스도교인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 들은 황제 클라우디오는 종파에 관계없이 유대인들 모두를 로마에서부터 축출해버린 일이 있었다. 이때가 주후50년이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코린토에 와 있던 사도 바울로가 로마에서 축출되어 온 아퀼라와 프리스길라 부부에게서 들었다(사도18,2). 이 때가 주후51년이었다. 따라서 공적인 기록은 로마에 그리스도교가 주후 50년 이전에 알려져 있었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있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달리 말할 수 밖에 없다. 교회의 전설과 전승을 비롯해서 역사적 사건까지 수집하여 기록한 에우세비우스의 교회사는 사도 베드로가 주후 44년에 로마로 가서 그곳에서 25년간 머물며 활동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그가 49년의 예루살렘 사도회에 참석했던 일(사도15,7)이 있었으나 그 일은 사도 베드로가 장기간에 걸친 로마 체류 중에 있었던 한 사건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교 로마 공동체는 주후 44~49년에 베드로에 의해서 세워졌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아주 이른 시기부터 로마에 알려진 그리스도교는 로마제국의 백성들에게 신흥 이교집단으로 보일수 밖에 없었다. 신앙적으로는 이미 만신신앙을 정통신앙자이자 제국신앙으로 알고 충실하게 생활하던 그들이었고 문화와 사상적으로는 인본주의를 숭상하던 그들이 었기에 공동체 중심의 독특한 생활습관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에게는 인류를 혐오하는 자들의 집단으로 여겨지기 마련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로마제국 백성들의 박해는 일찍부터 준비되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끔찍한 박해에 해당하는 주후 64년 7월에 시작된 네로의 박해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비록 그후에도 도미씨아누스 치하(주후81~96년)에서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주후 2세기 이후 끊임없이 성장했다. 하르낙 같은 학자들에 의하면 성장의 속도도 가속되면서 3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로마제국의 총 인구 5천만명 중에서 그리스도교 신자가 적어도 7백만명에 이르러 백성의 약15%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로마제국내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사회적 위치는 헬라 로마계 사람들 및 유대계 사람들 다음을 차지하는 것이 되었다. 제국내에서 벌써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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